공무원 비상근무 "무슨 상관?"…김정일 사망발표 다음날 외유 '물의'

입력 2011-12-23 10:33:10

5개 시군 과장·유교문화재단 외유

세계유교문화재단 예산지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북 5개 시'군의 간부공무원 5명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다음날인 20일부터 유교문화재단이 제공한 비용으로 4일간 일본으로 외유성 견학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9일 김정일 사망 발표 직후 전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특히 간부 공무원들의 근무지 이탈 금지, 연가 및 출장 자제, 불요불급한 행사 자제 등을 지시하고, 경상북도도 비슷한 내용의 비상근무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영주, 상주, 문경, 예천, 봉화 등 5개 시군의 문화'관광 담당 과장 5명은 20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나오시마, 오카야마, 쿠라시키, 아와지시마, 오사카 등지 도심 관광, 미술관, 박물관, 기념공원, 식물관 등을 둘러보는 '해외 문화산업 현장 견학'을 떠났다.

이번 견학에는 세계유교문화재단이 소요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교문화재단 관계자 6명도 동행했다. 유교문화산업화 프로젝트와 관련해 해외 문화산업 현장을 견학한다는 취지로 이뤄진 이번 견학에는 북부권인 안동, 의성, 청송, 영양 등 4개 시'군 담당 과장들도 초청됐으나, 이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견학은 경북 북부지역 9개 시'군에서 매년 각 2억여원씩 지원해 문화사업을 벌이는 세계유교문화재단에서 주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담당 간부에 대한 접대성 외유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군 간부공무원은 일본 견학을 떠나면서 국내 여비도 일부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부지역 시'군 공무원들은 "정부와 경북도의 비상근무 지시에도 불구하고 외유를 떠난 것은 문제"라며 "특히 재단과 관련된 업무 담당 과장들이 재단이 제공하는 비용으로 접대성 외유를 떠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유교문화재단 한 관계자는 "재단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을 비롯해 재단 책임자들이 모두 견학을 갔기 때문에 견학비용 등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영주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안동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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