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오늘, 서양 예술사에서 가장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자신의 왼쪽 귀 일부를 면도칼로 도려낸 것이다. 그를 광기로 몰아넣은 것은 폴 고갱(1848~1903)의 부재였다. 고흐는 동생이자 유럽의 유명 그림중개인인 테오의 소개로 고갱과 만났다. 둘은 프랑스 남부도시 아를에서 두 달 간 한집에 살기도 했다.
그러나 둘 사이의 감정 흐름은 일방통행에 가까왔다. 고흐는 고갱을 위대한 예술가로 좋아하고 집착했지만 고갱은 고흐의 천재성과 테오의 영향력'지위에 더 관심이 있었다. 고갱의 오만함과 고흐의 정서 불안이 겹치면서 둘은 잦은 불화를 겪었다. 고갱과 말싸움을 한 뒤 고흐는 귀를 잘라 휴지에 싸서 창녀에게 건네고서는 "이 오브제를 잘 보관하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고흐가 말싸움 끝에 술잔을 던지자 격분한 고갱이 펜싱칼로 고흐의 귀를 잘랐다는 설도 있다.
고갱과 결별한 이후 고흐의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다. 정신병원 등을 오간 끝에 1890년 7월 27일 고흐는 권총으로 자신의 가슴을 쐈다. 동생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면서 고흐는 "고통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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