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드 뒤러 작-예수 탄생(동판화'1504년'뉴욕 메트로폴린탄 미술관 소장)
추운 겨울 흔히 눈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풍경을 상상하는데 알브레히드 뒤러의 이 그림에서 보면 그런 계절감은 없다. 뒤러는 성서의 이야기를 주제로 수많은 목판화와 동판화를 제작했는데 예수 탄생을 그린 것만 해도 여러 점이 전한다. 그 가운데서도 1504년으로 표기된 이 작품은 그때까지 자신이 달성한 모든 성과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최고의 걸작이라 할만하다.
공간에서의 원근 표현과 사물의 표면과 재질감의 세세한 묘사는 물론 인물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구성으로 끈기 있게 완성한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이렇게 낡은 헛간과 무너진 지붕과 담을 배경으로 성모와 요셉 그리고 소와 나귀와 목자를 배치하는 것은 당시의 관례였다고 하더라도 아름답게 재구성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아치문 사이로는 원경의 목가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근경의 공중에는 작은 새의 날갯짓과 뻗어 오른 나뭇가지, 흙 위에 풀 포기 하나까지 이 작은 화면 안에 완벽하리만치 재현되어 있어서 완전한 소우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작품을 보고 있으면 성탄을 생각하는 우리 마음도 명상적인 고요함으로 채워지는 듯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온라인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한다.
김영동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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