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경북 사건사고
2011년은 대구경북에서 유난히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전년도 11월 말부터 터진 구제역 사태가 올해 4월까지 이어졌고, 대구 K2 공군기지 소음피해 지연이자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을 비롯해 왜관 호국의 다리 붕괴, 구미 단수사태, 칠곡 미군부대 고엽제 매립의혹, 포항 여종업원 잇단 자살사건 등이 이어졌다.
◆K2 소음피해 배상금 지연이자
올 대구지역 최대 이슈는 동구와 북구의 K2 공군기지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 배상금 지연이자 문제였다. 대법원은 2004년 K2 공군기지 인근에 사는 동구와 북구 주민들이 낸 소음 피해 소송에서 각각 300억여원과 510억여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동시에 지연이자로 각각 200억여원과 280억여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평균 수백만원의 배상금을 받은 반면 변호사는 수임료에다 지연이자를 독식한 것이 매일신문을 통해 보도되면서 지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계약 당시 지연이자를 변호사의 몫으로 명문화했다"고 주장했고, 주민들은 "계약할 때는 지연이자 개념도 몰랐고, 이를 계약서에 명시한 줄도 알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북구 주민들의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는 70억원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동구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발이 강도가 더 높아졌다. 이 와중에 동구의 소송을 맡은 최종민 변호사는 280억원의 절반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주민 1만4천여 명이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나머지 주민들은 비대위를 통해 지연이자 반환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는 "소송을 통해 끝까지 받아내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서중현 전 서구청장 사퇴
올해 9월 대구 서구청은 서중현 전 서구청장의 돌연 사퇴로 혼란에 빠졌다. 서 전 구청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은 무성했지만 그가 공직선거법상 사퇴 시한인 12월까지 3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갑자기 사직서를 던졌기 때문.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인사 청탁의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시민사회단체와 격앙된 서구 주민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구청장이 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그의 사퇴 이후 석 달이 지난 지금 인사 비리와 관련된 검찰 조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서 전 구청장은 13일 오후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지만 검찰은 수사를 계속해 이번 사건을 매듭 짓겠다는 입장이다. 또 그의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임기를 남겨두고 자진 사퇴하는 단체장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구 시내버스 기사 채용 뒷돈 거래
시내버스 준공영제로 한 해 1천억원에 달하는 재정지원금을 받는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의 기사 채용 비리가 큰 이슈였다. 일부 업체들이 채용을 빌미로 구직자들에게 1천만~3천만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난 것. 준공영제와 함께 업체들의 경영 구조가 안정되고 버스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면서 버스 기사들의 인기가 높아진 탓이었다. 업체 대표나 인사 담당 임원이 구직자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버스기사 노조 분회장이 돈을 전달하는 검은 거래가 수시로 벌어지고 있던 것. 본지의 고발 기사가 나가자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고, 돈을 받은 모 업체 대표와 임원, 중간에서 전달한 버스기사 노조 분회장이 입건됐다. 버스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행 5년째를 맞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와 개선을 요구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내버스 업계도 알음알음으로 채용하던 구태에서 벗어나 전 업체가 공개 채용으로 전환했다. 또 채용 기준도 대폭 강화해 초보운전자가 버스 기사에 채용되거나 채용을 빌미로 한 금전 거래를 차단키로 했다. 또 대구시도 경영 성과와 원가 절감에 대한 상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업체들의 책임 경영을 유도하고 있다.
◆칠곡군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
지난 5월 미국 애리조나주 지역 TV방송에서 퇴역 군인인 스티브 하우스 씨가 33년 전인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 미군 기지 캠프 캐럴에 발암물질인 맹독성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를 250드럼 매립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보도를 계기로 고엽제 매립 의혹이 불거지고 국내에서도 여러 유사한 내용의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캠프 캐럴이 언론은 물론 환경단체와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이슈화됐다.
정부는 즉각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캠프 캐럴 기지를 방문해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미군 측은 민관공동조사단이 입회한 가운데 헬기장 구역 등 캠프 캐럴 기지내부에 대해 지표 투과 레이더 등으로 탐사 작업에 나섰다. 또 스티브 하우스 씨가 미국에서 직접 건너와 고엽제 매립지를 지목한 지점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그러나 미군 측은 처음부터 그저 흉내만 내는 '얼렁뚱땅' 식의 조사로 일관하는 바람에 결국은 고엽제의 실체를 찾아내지 못했고, 되레 주민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킨 채 자칫 영구 미제로 남겨질 공산이 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을 통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합리성이 핵심 과제로 대두해 앞으로 관련법 개정과 보완의 시급성을 알리는 계기가 돼 주목을 받았다.
◆구미 단수사태
구미지역은 올해 5월과 6월에 각각 두 차례의 단수 사태를 겪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구미 해평면 광역취수장 취수용 보(가 물막이)가 붕괴되면서 5월 8일부터 구미를 비롯해 김천, 칠곡 지역 56만여 명(급수 인구 기준)의 주민들과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체들이 최대 5일 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 이어 6월 30일 오전 1시부터는 구미광역취수장에서 구미국가산업4단지 배수지로 이어지는 도'송수관로가 파손되면서 4단지에 입주해 있는 248개 기업체와 구미 양포'계동과 해평면 일대 주민 4만8천여 명이 오전부터 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공급받지 못했다. 두 차례의 단수 악몽을 겪은 한국수자원공사와 구미시는 취수장과 정수장을 추가로 설치해 급수체계 이중화와 안정화를 구축하기로 했다. 두 차례의 단수 불편을 겪은 구미시민들의 분노는 집단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졌다. 구미'칠곡 일대 주민들은 구미의 법무법인 경북삼일을 통해 6월 1차로 1만7천여 명, 지난달 2차로 15만4천여 명 등 총 17만1천여 명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액은 1일 단수 기준 1인당 3만원씩으로 전체 소송액은 170여억원에 달한다.
◆포항 여종업원 자살사건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모두 8명의 유흥업소 여종원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포항이 불법 성매매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여종원들은 성매매와 선불금에 따른 사채 빚 등을 이유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건의 여파로 포항지역 유흥업소들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흥업소 업주들과 유착관계가 드러난 경찰관 4명이 해임되고 5명의 경찰관이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으며 관할 포항남부경찰서 직원 대부분이 북부경찰서 직원과 맞교체 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경찰 수사결과 유흥음식업주 모임인 한마음회 간부 6명과 성매매알선 업주 및 마담 28명, 성매수자 137명, 불법 사채업자 15명, 기타 58명 등 240여 명이 적발돼 사법처리됐다.
이에 따라 포항지역 유흥음식업소 업주들은 자정결의대회를 갖는 등 불탈법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여성단체들도 지난달 30일 포항시청에서 여종업원 인권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갖는 등 여종업원 인권보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밖의 사건'사고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대구경북 구제역 사태에 이어 왜관 호국의 다리 붕괴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4월 성주군 수륜면 신파리 가야산 고갯길에서 대전의 한 산악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추락해 6명이 숨지는 등 43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 5월 문경의 한 폐광산에서 50대 남성이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단독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경북과 대구, 울산이 하나로 뭉쳐 유치전을 벌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지난 5월 대전 대덕으로 결정되면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단식을 벌이는 등 영남지역 전체가 크게 반발했다.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가 지난 6월 약목면 방면 2번 교각이 무너지면서 상판 2개와 다리 위쪽 철구조물 등이 함께 붕괴돼 다리 전체 469m 가운데 130m가량이 유실됐다.
구미 해평습지 철새도래지가 4대강 사업 시행 이후 각종 철새들이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철새 도래지 명성을 잃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칠곡군 일부 간부 공무원들이 10'26 칠곡군수 재선거에 나선 A후보자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일었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울진원전과 월성원전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부각됐다.
사회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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