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가곡교실 시니어 학생 콘서트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늦깎이 학생 김명옥(55'여) 씨가 조명이 훤한 무대에서 '고향의 노래'를 부르자 청중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영남대학교 부설 사회교육원 김경기 가곡교실 시니어 학생 20명이 이달 7일 대구 중구 대봉동 분도극장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가곡 연주회'(사진)를 열었다. 가곡에 입문한 지 3년 남짓한 실버 회원들이 연말을 맞아 갈고 닦은 실력을 이웃주민에게 선물하기 위해 열린 '콘서트 봉사' 자리인 셈.
바리톤 황용식(65) 씨의 '사공의 노래'를 시작으로 열린 이날 연주회에는 독창 18명, 이중창, 합창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1, 2부로 나눠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연주회에서는 대구동덕초등학교 5학년 황진규 군과 6학년 박예솔 양이 특별출연, 동요 '팽이치기' 등을 불러 묵직한 분위기를 경쾌하게 돌려놓기도 했다.
특히 올해 84세의 고령인 장용 씨는 국민들이 즐겨 부르는 가요 '꽃밭에서'를 열창, 관객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과 출연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공연 시작 30분 전에 객석 120석이 꽉 찼다.
이날의 클라이맥스는 관객과 출연자 모두가 '사랑으로'라는 노래를 부르는 합창시간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로 시작되는 노랫말처럼 모두 옆 사람과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회원 가족 정상규(68'범어2동) 씨는 "가곡 연주회를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들으니, TV 프로그램에서 보던 '실버 합창단' 못잖다"며 "나도 내년에는 직접 이웃을 위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가곡 교실 문을 열어 지도해 오고 있는 김경기 교수는 "연말 연주회가 추위와 불경기 등으로 움츠러든 지역주민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는 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성한 시민기자 shk4275@hanmail.net
멘토:이종민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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