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동의보감] 밥 잘 먹는 아이로 키우기

입력 2011-12-15 14:14:56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보약보다 좋아"

"따라다니며 밥을 먹여요, 먹으려 하면 때를 가리지 않고 줘요, 우유만 마셔요, 편식이 심해요…." 엄마들은 어린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한 번쯤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를 오장육부 성장의 중요한 시기로 본다. 돌 이전에는 절대 밥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 죽 종류의 이유식은 괜찮으나 밥의 경우 위장 기능이 원활해질 때 먹이는 것이 좋다. 밥알을 잘 받아먹는다고 하여 재미삼아 조금씩 주는 것도 금해야 한다. 그래서 어린 아이의 경우 음식에 대한 습관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 섭취가 부진한 아이의 경우,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선천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할 경우이다. 음식 섭취 욕구도 떨어지며 먹는 양도 적고, 조금 많이 먹게 되면 소화 장애를 불러오게 된다. 이럴 때는 위장과 비장의 기운을 강화시켜주는 치료를 받으면 좋다. 또한 아이에게 음식을 무리하게 먹이면 소화 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일정한 시간에 조금씩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위장 기능은 원활하나 다른 장기의 영향으로 소화 기능이 떨어진 경우이다. 아이가 특정 음식만 먹으려 하거나, 잘 먹지 않다가 기분이 좋아지면 조금 먹는가 하면, 쉽게 배가 아프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3세 이후에도 계속 우유만 마시려 하고 씹는 음식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한편 잘 먹지는 않지만 체력이 뛰어나고 활동성이 좋을 때는 비위(脾胃)의 기능을 보강할 것이 아니라 화(火)를 내려주거나 음기(陰氣)를 강화해줘 소화기능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아이가 식사 시간에 집중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찬 음식이나 과일 종류는 후식으로 먹이는 게 좋다.

셋째, 단순한 식사 부진 이외의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다. 발열 이후 복통, 스트레스, 대변 이상, 식체 등 신체적 이상으로 소화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린 아이의 경우 심각한 문제는 아니며 대부분 감기 등 전신 증상이나 음식의 부적절한 섭취가 원인이다.

5세 미만의 경우에는 아이의 생활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일단 음식을 거부하거나 소화기 증상을 호소할 경우 꾀병으로 쉽게 단정짓지 않아야 한다. 아이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면 새벽에 열이 나거나 구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시험이나 긴장된 일상 때문에 식욕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복통을 호소할 때에는 손으로 배를 문질러 주거나 매실 주스를 조금 먹이면 효과적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에는 물엿을 태워 먹이고, 육류를 많이 먹었을 때는 차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구토를 할 경우에는 손톱 옆의 정혈을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밥 잘 먹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아이의 소화 기능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좋은 음식 재료로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편세현 총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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