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또 멈추면, 블랙아웃 온다…전력예비율 올겨울 최저

입력 2011-12-15 10:44:36

오늘부터 실내온도 규제…백화점 "과태료 물 생각"

정부의 겨울철 에너지 사용제한 집중 단속이 시작된 15일 오전 대구 동아백화점 직원이 단속에 대비해 온도계로 실내 난방 온도를 확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정부의 겨울철 에너지 사용제한 집중 단속이 시작된 15일 오전 대구 동아백화점 직원이 단속에 대비해 온도계로 실내 난방 온도를 확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겨울철 전력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원전 고장으로'블랙아웃'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원전이 멈추면서 전력예비율이 올겨울 최저치인 8%대로 떨어진 데 이어, 15일 이후 2, 3일간 강추위가 예보돼 전력예비율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4일 "고리원자력 3호기 원자로가 오전 8시 36분 고장으로 정지됐다"고 밝혔다. 95만㎾의 전력을 생산하는 원전의 터빈 발전기에 과전압이 걸리면서 발전기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계전기가 작동한 것이다.

13일 오후 8시 5분에는 울진 1호기(95만㎾)도 가동이 중지됐다. 증기를 냉각해 물로 변환시키는 복수기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연이어 원전 두 기가 멈추면서 14일 오전 전력예비율이 8%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가동을 멈춘 원전은 전체 21기 중 5기, 발전량은 총 460만㎾다. 여기에 이달 8일 울산화력발전소 5호기(40만㎾)가 터빈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겨울철 전력 수급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날씨도 전력 수급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16일 아침 최저기온이 대구 -4℃, 안동 -8도, 봉화 -10도 등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이 영하의 추운 날씨를 보이고, 낮 최고기온도 1~2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전력 수요가 높은 낮 최고기온도 0도 가까이 떨어지면 '9월 15일 정전대란'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5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 실사에 돌입했다.

일반용과 교육용 건물 5만8천여 곳은 실내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내려야 하고 상가의 네온사인 등도 오후 5시에서 7시까지는 사용이 제한된다. 또 계약전력 1천㎾ 이상의 7천여 개 업체들은 피크타임(오전 10~12시, 오후 5~7시)에 10% 의무 절전을 해야한다. 제한 조치를 위반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제조업체와 대형 유통업체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들어 13% 전기료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된데다 절전 이행에 따라 생산 및 판매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구미 공단내 A기업 관계자는"생산라인 구조나 공정과정, 생산제품에 따라 기업체마다 전력사용이 다를 수 있는데 동일한 기준으로 전력사용량을 제한하는 것은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B기업 관계자도 "생산설비를 증설해 24시간 풀 가동해야 할 상황인데, 기계를 멈추지 않기 위해선 과태료를 물 수밖에 없고, 이는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경제를 위축시키게 된다"고 주장했다.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전력 제한에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 관계자는"백화점이 20도로 영업을 한다는 것은 장사를 안 하겠다는 것과 같아 과태료를 내더라도 2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조명 등 다른 전력시설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으로 피크타임 10% 절전 규제는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이창환기자

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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