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술자리?' 박영준-이국철 진실게임 결과는
박영준(51)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14일 검찰에 출석함에 따라 일본 출장 중 SLS그룹 접대를 둘러싼 진실게임의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차장은 이날 이국철(49.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사실관계를 당당히 밝히고 필요하면 대질조사에도 응하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신재민(53.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직후에 나온 이 회장의 2차 폭로였다.
이 회장은 2009년 5월22일 SLS그룹 일본 현지법인장 권모씨가 일본에 출장 온 박 전 차장을 만나 400만~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박 전 차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권씨와 우연히 동석한 사실은 있지만 술값은 자신의 지인인 H인터내셔널 강모 상무가 냈다며 이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강 상무가 술값 16만1천900엔(한화 약 240만원)을 계산한 영수증을 공개하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박 전 차장이 영수증을 증거로 결백을 주장하고 SLS측의 접대 담당자로 지목된 권씨가 한동안 종적을 감추자 박 전 차장의 해명이 사실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권씨가 이달 2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난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권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차장의 주장과는 완전히 상반되게 진술했다.
박 전 차장의 지인인 강 상무가 계산한 2차 자리 이후 박 전 차장 등과 함께 3차 술자리에 갔으며, 그 자리에서 나온 술값 20만엔(한화 297만원)을 자신이 SLS 법인카드로 계산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아울러 권씨는 박 전 차장 일행이 일본 출장 중 사용한 고급 승용차의 대여비용 10만엔(한화 148만원)도 자신이 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당시 자리에는 박 전 차장과 권씨, 강 상무 외에도 청와대 비서관 김모씨가 동석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또 애초 술자리 자체가 김씨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비서관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차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다.
김씨는 "박 전 차장은 일본 자민당.공명당 의원들과 1차 자리에서 청주를 많이 마시고 2차 선술집에 갔다. 그때 나와 권씨, 강 상무 등 4명이 함께 있었다"면서 "그러나 밤 10시 조금 넘은 시간에 호텔로 돌아갔다. 다음날 일본 의원들과 조찬 간담회가 잡혀 있어서 술자리에 더 있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차 술자리에는 간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권씨는 이 회장이 접대 의혹을 폭로한 뒤 김씨한테서 "(SLS가 술값을 계산한) 3차 자리는 없었던 걸로 하자"는 회유성 전화를 받고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가 제출한 물증 등을 근거로 박 전 차장이 SLS그룹에서 접대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대 비용도 30만엔(한화 445만원)으로 특정했다.
그러나 박 전 차장은 여전히 접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권씨와 박 전 차장을 대질조사하는 한편, 당시 박 전 차장 일행이 돌아온 시간을 현지 호텔의 사실조회를 거쳐 확인해볼 계획이다.
이제 박 전 차장과 이 회장 가운데 한 명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곧 밝혀질 일만 남은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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