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기술硏 이사장 자리 '눈치보기'

입력 2011-12-14 10:02:02

함정웅 이사장 사직서 전격제출

"차기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은 누가 될까?"

한국염색기술연구소(이하 염기연)가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한다. 그동안 이사장직을 포기하지 않은 함정웅 이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 새로운 이사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염기연 이사들은 이사장직을 꺼리는 분위기다.

염기연에 따르면 함 이사장은 지난주 이사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함 이사장은 지난달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과거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당시 수십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상태로 이사장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염기연은 이사회를 열지 못해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전성기 소장의 후임 공모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함 이사장이 1심 선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항소하면서 항간에서는 이사장직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염기연 이사회의 업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돌았다.

그러나 전 소장의 임기를 한 주 남겨두고 함 이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염기연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염기연 측은 "최대한 빨리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을 선출할 것이다"며 "염기연 소장의 임기도 17일 끝나는 만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장 선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염기연 이사장은 14명의 이사 중에서 선출되지만 현 이사들이 횡령 혐의로 이사장직을 그만두는 함 이사장의 뒤를 잇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사 중 누구도 선뜻 이사장을 맡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함 이사장이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사장직 사퇴를 결심했는데 이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며 "또 다른 단체나 기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들도 겸직을 난감해할 것이다"고 귀띔했다.

특히 새 이사장은 염색공단과 함 이사장의 얽힌 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염기연 이사인 장주형 대구경북니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염기연의 현재 상황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함 이사장의 항소 문제 등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다들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며 "염색을 잘 알고 공단과 염기연의 화합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신중한 인물을 모색해 이사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염기연은 함 이사장이 한국산업염색관리공단 이사장 재직 당시인 1997년 염색기술발전을 위해 직접 재원을 마련해 설립했으며 함 이사장이 염공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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