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창당 내분'..친박 대대적 '반격'

입력 2011-12-13 17:32:09

與 '재창당 내분'..친박 대대적 '반격'

한나라당이 지난 12일에 이어 이틀째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쇄신파가 주장하는 '재창당을 전제로 한 비대위 구성'을 놓고 쇄신파와 친박(친박근혜)계 및 중립 성향 인사들이 거칠게 대립했다.

'박근혜 비대위'로 간다는 점은 전날 의총에서 모두 합의했지만, 쇄신의 방향의 핵심 쟁점인 재창당 여부를 놓고 이틀째 격돌한 것이다.

특히 일부 쇄신파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박 전 대표를 압박할 것으로 알려지자, 전날 의총에서 소극적이었던 친박계와 중립파 의원들이 대거 나서 쇄신파를 비판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서병수 의원과 제2사무부총장인 이혜훈 의원 등 핵심인사가 대거 발언대에 올랐다.

이들은 "재창당에 숨은 복선이 있지 않느냐", "박 전 대표가 자기 손으로 한나라당을 일궜는데, MB(이명박 대통령)을 내몰고 당을 해체하는 악역을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상현 의원은 "당을 결국 해체하자는데 비대위가 무슨 철거용역업체고, 박 전 대표가 철거용역업체 사장이냐"라면서 "박 전 대표는 철거용역업체 사장 하다가 물러나라는 건데, 박 전 대표를 신당 개혁 이벤트 모델로 쓰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립 성향 조전혁 의원도 쇄신파 탈당설에 대해 "탈당만은 안된다. 탈당하는 X들은 내가 나 패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이 힘들어 '마담'보고 나오라고 했으면 '마담'외에 일단 (적격자가) 없다는 것 아니냐. 쇄신파건 뭐건 마담보고 나오라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요구하는게 말이 되냐"면서 "당 쇄신과 창당 수준의 변화를 요구하고 이대로 안하면 탈당한다면 내가 마담이라도 뭐하는 XX냐고 그러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쇄신파 김성식(서울 관악갑) 의원은 의총 직전 기자들과 만나 탈당설에 대해 "책임있는 뭔가를 해야지. 좀 지켜보라"고 여운을 남겼다.

역시 쇄신파인 원희룡 의원도 기자들에게 "재창당이란게 임시로 박 전 대표가 역할을 하고, 이후에 대권주자들이 박 전 대표를 흔들 수 있는 전당대회를 하자는게 아니다"라며 "선대위가 결성되면 당 대표는 없어도 되고,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 경선을 하는 건 현실성이 없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이런 충정을 이해해달라"고 공감했다.

의총에서는 또 일부 쇄신파가 박 전 대표의 의총 불참과 황 원내대표의 '박근혜 발언'을 문제삼았다.

정태근 차명진 의원은 "왜 박 전 대표는 의총에 나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은 전날 황우여 원내대표가 의총 말미에 "박 전 대표에게 오늘 의총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원내대표가 일개 의원에게 무슨 보고냐"고 따졌고, 황 원내대표는 "보고가 아니라, 전달이다. 어제 해경 특공대원 빈소에 가느라 '보고'할 시간도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사무처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당론 결정을 위한 표결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알려, 당론 수렴에 적지 않은 진통이 수반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의총장 앞을 지나던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우린 통합이 끝났다. 거긴 해산한다며.."라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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