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대구 중구 계산동 이상화 고택 앞. 서울 신서중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온 150여 명의 청소년들이 문화관광해설사 김경화 씨를 에워싼 채 귀를 쫑긋했다. 김 씨가 "이상화 시인의 시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라며 돌발퀴즈를 내자 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 대답했다.
한 남학생은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이렇게 많은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고, 이를 발굴해 관광 코스로 개발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 또 다른 150여 명의 청소년들은 인근 의료선교박물관을 지나 계산성당 쪽으로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한 여학생은 "TV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이 걷던 그 길이다"고 소리치자 다른 학생들도 덩달아 "도심에 운치 있고 아름다운 유적지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참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신서중 307명의 학생들은 대구 도심으로 수학여행을 왔다. 학생들은 2개 코스로 나눠 도심골목투어 체험을 하고 대구약령시와 허브힐즈 등을 방문하며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도심골목투어가 대구를 전국에 알리는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전국 중'고등학생과 청소년 등 5천여 명이 도심골목투어를 체험하기 위해 대구를 찾는다. 13, 14일 서울 신서중 학생 650여 명이 절반씩 나눠 대구를 방문해 도심골목투어를 체험한다. 이를 시작으로 걸스카우트, 아람단 등 전국 각지의 청소년 단체 소속 3천500여 명이 도심골목투어를 체험하기 위해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이는 대구시가 그동안 서울역 여행센터와 함께 수도권의 교육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팸투어를 실시하고 당일, 1박 2일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집중적으로 홍보한 결과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서중 이기섭 교사는 "대구에 도심골목투어라는 관광상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거쳐 오게 됐다"며 "대구시가 학생들에게 KTX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한 것도 대구방문 이유다"고 했다.
도심골목투어를 하는 일반 관광객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2008년 150명에서 지난해에는 6천859명으로 45배가량 증가했고, 올해 관광객도 12월 현재 2만3천17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도심골목투어를 체험한 한 남학생은 "학교에서 가는 여행은 유적지 이곳저곳을 버스로 이동하며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구 도심골목투어는 문화관광지 자세하게 체험하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 김경화 씨는 "대구에 대해 잘 모르는 타지역 청소년들이 온다고 해 대구 근대문화 관련 퀴즈와 간단한 경품을 준비해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고 말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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