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선수 출신 홈런왕 최형우, 최다득표 황금장갑

입력 2011-12-12 10:45:56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삼성 4년 만에 수상자 배출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마침내 황금장갑을 들어 올렸다.

올 시즌 전 경기(133경기)에 출전하며 타격 3관왕(30홈런'118타점'장타율 0.617)을 차지한 최형우는 11일 서울 무역전시장 (SETEC)에서 열린 201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전체 유효투표 306표 중 286표(득표율 93.5%)를 얻어 최다득표로 외야수 부문에서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최형우의 수상으로 삼성은 2007년 박진만, 심정수, 양준혁 이후 4년 만에 다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최형우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더욱 빛이 났다. 2002년 삼성에 입단(2차 6번 전체 48순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네 시즌을 보낸 뒤 방출로 이어졌다. 4년간 1군 무대를 밟은 것은 고작 6경기. 2005년 10월 팀에서 내쳐진 최형우는 상무 입단마저 좌절돼 방망이를 놓아야 할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그해 경찰청 야구단이 생기면서 최형우는 다시 기회를 얻었고, 그곳에서 2군 홈런왕에 올라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 시즌을 앞두고는 다른 팀의 입단 제의를 뿌리치고 자신을 버렸던 삼성에 재입단한 최형우는 2008년 신인왕에 오르며 흙속의 진주처럼 존재가치를 알렸다. 2008년 19홈런, 2009년 23홈런, 2010년 24홈런으로 파워를 키운 최형우는 올해 마침내 30홈런 고지에 오르며 최고타자 반열에 올랐다.

최형우는 최초의 방출 선수 출신 홈런왕이라는 인생역전 드라마를 쓰고 골든글러브 시상식 최다득표까지 차지했다.

최형우는 "난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밑바닥까지 갔다가 올라온 경험이 있다. 그래서 실패가 두렵지 않다. 매년 시즌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삼성 오승환은 투수 부문에서 113표에 머물러 KIA 윤석민(189표)에게 골든글러브를 넘겨줬다. 유격수 부문에 도전했던 김상수는 한화 이대수(127표)에 16표가 모자라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박석민도 3루수 부문서 67표에 그쳐 SK 최정(206표)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넘겼다.

한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를 배출한 팀은 네 시즌 연속 최다 관중을 동원한 롯데였다. 롯데는 4년 연속 지명타자에 선정된 홍성흔과 올 시즌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하는 이대호(1루수), 포수 강민호, 외야수 손아섭 등 4명이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이대호와 홍성흔은 2년 연속 상을 받은 선수가 됐다.

KIA는 투수 윤석민과 2루수 안치홍, 외야수 이용규가 황금장갑을 받아 지난해 한 명의 수상자도 내지 못한 아쉬움을 씻어냈다.

두산과 LG, 넥센은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특히 두산은 8명의 후보를 내고도 상을 못 받아 2006년 이후 5년 만에 무관의 신세가 됐다. 올 시즌 하위권(5~8위) 팀 중에서는 한화가 유일하게 수상자를 배출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2011년 골든글러브 부문별 수상자

투수 윤석민(KIA)

포수 강민호(롯데)

1루수 이대호(롯데)

2루수 안치홍(KIA)

3루수 최정(SK)

유격수 이대수(한화)

외야수 최형우(삼성)

손아섭(롯데)

이용규(KIA)

지명타자 홍성흔(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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