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모임 '비대기구' 결의…소장·친이계도 이견 없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의 난파를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한나라당 내 중진의원들의 조찬 모임에서도 박 전 대표 중심의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결의했다. 박 전 대표가 가질 권한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오가지만 구원 등판은 어쩔 수 없다는 기류라는 것이 중론이다.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사실상 박 전 대표는 유일한 대안이다. 친박계에서부터 쇄신파, 소장파, 친이계가 같은 입장이다. 최근 박 전 대표가 MB정부와의 정책 차별성을 강조하거나 실정(失政)에 대해서도 애둘러 지적하는 것도 힘을 받고 있다. 친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 측도 '박 전 대표의 비상상황 주도'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전당대회를 통한 당 대표 선출이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선대위원장 체제가 낫다는 여론도 있지만 비대위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른 뒤 전당대회 개최가 순리라는 주장이 좀 더 세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전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까지 4개월 이상 남았고, 계파를 초월한 '선출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 개최가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주장을 접지 않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여권 내 차기 대권 후보가 있는 가운데 '옹립' 수준의 주도권으로는 사사건건 마찰이 빚어진다는 주장이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총선까지 총력체제로 당을 이끌기 위해서도 전당대회 소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친박계 일부에서 비대위 활동 시기를 총선 직후까지 이어가자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는 반대파들의 반발이 거세다. 쇄신'소장파는 또 박 전 대표 주도의 리모델링보다는 사실상 재창당 과정을 통한 재건축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마찰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는 이미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쇄신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는 것은 정치생명줄을 쥔 '공천권'이 변수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아 당 대표로 나설 경우 공천권 행사에 이견이 없겠지만, 비대위를 통해 옹립될 경우에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숙지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공명정대한 '시스템 공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공천심사위원회를 누가 주도하고 어떻게 꾸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친박계는 '공천권을 포함한 전권(全權)'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를 제외하고는 엄정한 공천 관리만이 한나라당의 살 길이라며 당권 장악을 꾀하는 친박계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정몽준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재편에는 찬성하면서도 비대위가 아닌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 지도부가 선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당 외부의 세력까지 아울러 박 전 대표와 공동으로 비상국민회의를 열어 당을 새롭게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전 대표는 전대로 '한판 붙자'는 생각이고, 김 지사는 '박 전 대표 혼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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