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가명'50) 씨는 홀몸으로 두 자녀를 키우는 억척 주부다. 몇 해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며 살림을 꾸리고 있다. 몇 달 전 김 씨에게 어깨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서 밤에 잠도 못 이룰 정도였다.
동네 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지만 일반 검사로는 정확한 병명이 나오지 않는다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권했다. 문제는 비용. 40만원에 이르는 검사비가 너무 부담이 돼 진통제와 소염제로 억지로 통증을 견뎠다. 그러기를 몇 달째. 결국 견디다 못한 김 씨는 어깨를 전문으로 보는 정형외과병원을 찾았다. MRI 대신 어깨관절경 검사를 받았다. 비용은 4분의 1 정도.
어깨를 무리하게 쓴 나머지 '관절와순'이라는 어깨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 다행히 의료보호 대상인데다 긴급의료진료비를 지원받은 김 씨는 비교적 부담 없이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진단이 쉽지 않은 어깨 질환
몇 해 전만 해도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은 무릎이나 고관절(엉덩이관절)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어깨 질환자가 많이 늘고 있다. 골프나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무리한 운동 탓에 갑작스런 통증을 호소하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서 만성적인 어깨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 어깨를 회전하는 데 필요한 힘줄다발인 회전근개에 손상을 입은 '회전근개질환', 어깨 근육 및 인대에 돌이 생기면서 견딜 수 없는 통증을 일으키는 '석화화건염',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릴 때 어깨뼈와 뼈가 부딪쳐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충돌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어깨질환이다. 문제는 이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대구시 동구 진병원 어깨관절센터 박범진 원장은 "어깨질환이 의심되면 일반 진찰을 거친 뒤 X-선 촬영으로 뼈의 상태를 알아보고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면 대개 MRI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MRI는 장비 및 판독하는 의사의 경험에 따라 조금씩 소견의 차이가 나서 곤란한 경우가 가끔씩 발생하고, 환자들이 검사 비용도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어깨내시경으로 진단 및 치료 가능
이 때문에 어깨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어깨내시경(어깨관절경)이 많이 쓰인다. 박범진 원장은 "어깨내시경은 어깨에 아주 작은 0.3㎝ 정도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 장비를 넣은 뒤 질환을 찾아내는 방법"이라며 "간단한 마취 후 관절경을 넣어 육안으로 어떤 이상이 있는지 검사하며, 보호자가 주치의와 함께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 검사는 정형외과뿐 아니라 이미 여러 진료분야에서 사용 중이다. 주로 무릎 검사에서 많이 쓰였고, 최근에는 고관절이나 발목관절의 질환을 검사할 때에도 내시경을 사용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무릎 내시경검사와 거의 동일한 원리지만 정형외과 의사들이 모두 내시경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정밀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의할 점은 어깨 통증이 있으면서도 전문병원에 가지 않거나 오랜 기간 약으로 버티면서 병을 키워 수술이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정밀한 진단을 통해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진병원 박범진 원장은 "최근 들어 어깨 수술은 내시경과 같은 장비와 의료기술의 발전 덕분에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게 됐다"며 "회전근개파열 등 힘든 수술도 절개 후 봉합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내시경(관절경)으로 충분히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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