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토머스 J. 크라우프웰'에드원 키에스터 지음/엄자현 옮김/이오북스 펴냄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내린 28가지 중대한 결정이 세계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헤치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계 권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백악관 내부로 들어서게 되며, 그 안에서 대통령들은 어째서 그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대통령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를 명령한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고 말했다.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눌변이었지만 "미국이라는 국가 체제에서는 내가 이 나라의 결정권자이다. 모든 이의 목소리를 듣고, 모든 이의 의견을 읽고, 그 후에 결정은 내가 한다."
이 책은 이 같은 미국 대통령의 특수한 지위를 바탕으로, 닉슨 대통령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 17명이 내린 28가지 결정들을 파헤친다. 닉슨 뒤로도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등 7명의 대통령이 더 있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선입견 없는 평가를 내리기 이르다는 이유에서 배제했다.
미국 대통령이 내린 중대한 28가지 결정 중에는 노예 해방선언, 루이지애나 매입, 노인 이료보험제 실시, 국립공원 지정, 제대군인 원호법, 파나마 운하 건설, 원자폭탄 투하 명령, 닉슨의 중국 방문, 필리핀 점령, 쿠바 미사일 위기 해결, 피그스만 침공 실패, 전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대통령의 결정 중에는 오판으로 정당의 몰락을 초래한 것도 있고, 편법을 통해 실행한 것도 있으며,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신념과 용기로 밀고 나갔던 결정도 있다. 정당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내린 결정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결정은 더 나은 국가, 더 공평한 세계를 만들겠다는 고귀한 이상을 지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트루먼은 '대통령직 수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결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전쟁 참전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질문자들은 한국전쟁 참여가 아니라 원자폭탄 투하 결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트루먼은 "사실 원자폭탄 투하는 그리 대단한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정의'라는 무기고에 들어 있던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였을 뿐입니다. 원자폭탄 투하를 통해 전쟁을 마무리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정은 그저 순수한 군사적 결정이었습니다"라고 답했다.
트루먼은 1950년 6월 27일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뒤 연설문을 발표했다. '그들의 남한에 대한 공격은 공산주의 세력이 한 자주국가를 파괴시킨 행위임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루먼은 나중에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그 순간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여론이나 대중의 의견이 아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과 리더십이 판단하는 것이다. 불굴의 용기와 정직, 옳은 일에 대한 신념이 있는 자가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다.'
'미국의 잊혀진 역사'와 '미 대통령의 은밀한 삶'의 저자인 코맥 오브라이언은 "이 책은 대통령의 선택과 역사적인 사건 사이에 얽혀 있는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또 백악관의 강경한 정책을 보면서, 국민들이 그동안 대통령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을 부여했는지 되새기게 한다. 이것은 미국의 방식, 미국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말한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당시 대통령들이 맞닥뜨린 장애물, 일촉즉발의 위기, 그들의 업적과 치욕, 고뇌와 마주 서게 된다.
528쪽, 1만8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