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온천수 왜 업자에 퍼줘"…시민들 "원가에도 못미쳐" 반발

입력 2011-12-09 10:18:41

영주시 공급단가 인하

"투자기업에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시 재정에 손실을 가져오는 퍼주기식 공급단가 인하는 안 됩니다."

영주시가 최근 민자업체 온천 공급단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영주시 온천수 급수 조례 일부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하자, 일부 시의원들과 시민들이 "원가에도 못미치는 퍼주기식 공급단가 인하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주시는 그동안 온천수를 개발, 시욕장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9월 일우공영㈜과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욕장을 폐쇄한 뒤 일우공영이 개발한 풍기온천휴양단지 내 종합온천장과 숙박시설에 온천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시는 온천수 공급과 관련해 온천수 t당 공급단가를 750원(사용량 2천1t 이상 기준)으로 하고, 월 단위 변동방식을 적용하는 조례를 지난 2001년 제정했다.

하지만 시는 이번에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온천수 공급단가를 500원으로 대폭 낮추고 월 단위 변동방식을 10년 단위(2011~2020년)로 바꾸기로 했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시는 온천수 사용료인 세외수입이 기존 1억8천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줄게 돼 연간 온천장관리 운영비(1억3천여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다 노후시설 교체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면 시가 예산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한 시의원은 "지난 2001년 온천수 급수조례가 제정된 후 10년간 전기사용료와 인건비 등 물가상승요인이 적용 안 된 상태에서 가격인하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온천수 공급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을 주민 혈세로 감당하게 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주민 김모(61) 씨는 "투자기업이 현대식 온천장을 설치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시가 운영해오던 시욕장이 문을 닫게 되면 시민들은 비싼 요금을 물어야 하고 노인들은 시가 지급하는 무료 목욕권으로 온천을 찾을 수 없게 된다"며 "결국 투자기업이 운영하는 온천이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세수증대로 시 제정확충에 도움을 주는 투자유치 본래의 취지를 망각하지 말고 경영논리에 맞는 시정을 추진해 달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인근 자치단체의 온천수 가격을 근거로 조례 개정을 추진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온천수 공급에 따른 세입 및 세출 예산은 추정으로 작성했지만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우공영㈜은 지난 1월 사업비 160여억원을 들여 풍기읍 창락리 430 일대 부지 9만6천309㎡에 종합온천장 건립공사에 착수해 오는 12월 말 완공한 뒤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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