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한 건의 화재없이 포탈라궁 지켜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의 훙산(紅山'3,765m)에 우뚝 선 포탈라궁(布達拉宮). 1천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티베트 전통 건축의 걸작이다. 1961년 중국 첫 중점문물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토번왕 손첸감포가 지은 홍산궁전 자리에 달라이라마 5세가 17세기 중반에 건설했다. 높이 117m, 동서 길이 360m, 총면적 10만㎡로 웅장함과 신비스러움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건물 꼭대기에는 3채의 황금빛 궁전이 있고 그 아래로 5기의 황금탑이 세워져있다. 홍궁(紅宮)과 백궁(白宮)을 중심으로 조각과 단청으로 장식한 기둥들이 서있고 곳곳에 불전'침궁'영탑전'독경실'승가대학'요사채가 흩어져 있다. 그래서 매일 불전을 찾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포탈라궁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 시짱공안소방본부 소방대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7년 간 포탈라궁을 지키며 한 건의 화재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포탈라궁은 늘 화재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나무로 만든 2천여 개의 불전과 500여 개의 기름등(燈), 101개의 향로, 무수한 탱화 등 화재가 발생할 많은 요소를 지니고 있다. 포탈라궁은 통로조차 좁고 험하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진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여건을 지니고 있다.
또한 화재의 근원이 될 수 있는 기름등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시짱 풍속에 따르면 예불을 드리러 오는 신자들은 기름등을 들고 복을 빌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방대원들은 10여 년의 끈질긴 노력 끝에 스님과 신도들을 설득해 수천 년 이어온 풍속을 바꾸었다. 손에 들고 오는 대신 향로 안에 기름등을 넣도록 만들었다. 또한 소방대원들은 매일 두 차례에 걸쳐 100여 개의 향로를 일일이 점검해 화재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포탈라궁에서 27년 동안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소방대원들의 강인한 체력에 있다. 포탈라궁의 특수한 구조와 환경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대원들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해 불을 꺼야 한다. 소방대원들은 완전무장 한 뒤 48㎏에 이르는 각종 화재 진압 장비 등을 갖추고 좁고 험한 통로를 따라 포탈라궁 꼭대기까지 6분여 만에 도착한다. 일반인들은 보통 45분 정도 걸린다. 이처럼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소방대원들은 매주 두 차례에 걸쳐 혹독한 훈련을 한다.
또한 시짱소방본부는 중국과학원과 함께 분무식 문물건축 화재 진압장비를 개발했다. 소방대원들의 강인한 체력과 현대적인 화재 장비로 포탈라궁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시짱소방본부는 이런 공을 인정받아 중국중앙군사위원회로부터 '포탈라궁모범소방부대'란 영예증서를 받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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