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죽이려는 사이코 VS 주먹 먼저 나가는 형사
제이슨 스타뎀은 묘하게 매력이 있는 액션 배우다.
잘생기거나, 연기가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삼촌 같은 친근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그는 10년 동안 영국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로 활약했다. 복싱에 격투기까지 단련하면서 몸을 가꿨고 가이 리치 감독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년)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의 최고작은 '트랜스포터'(2002년)이다. 떳떳하지 못한 물건을 배달해주는 해결사로 나와 간결한 액션에 깊은 속정을 보이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8일 개봉하는 '블리츠'에서 스타뎀은 사고뭉치 형사로 나온다.
과격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형사 브랜트(제이슨 스타뎀). 그는 범죄자보다 더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는 형사다. 차량 절도범을 하키 스틱으로 때려눕히지만 무고한 시민을 폭행한 것으로 신고되어 오히려 징계까지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신문사를 통해 연쇄살인을 예고한다. 그는 경찰만 8명을 죽이겠다고 밝혀 경찰을 긴장시킨다. '블리츠'라는 이름을 쓰는 범인 베리 바이스(에이단 질렌)는 두뇌가 비상해 범죄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절친한 동료가 세 번째 희생양으로 죽자 브랜트는 사건에 뛰어든다. 브랜트는 바이스가 범인이라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체포하지만, 물증을 잡지 못해 그를 다시 놓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는다.
'블리츠'는 유명 추리소설 작가 켄 브루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은 동물적인 거친 형사와 사이코 지능범의 대결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스타뎀의 매력을 잘 활용하고 있다.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거친 이미지에 욕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지능적인 살인범의 대척점에서 고군분투한다. 광포한 형사와 신체적으로 연약한 살인범, 정의감에 넘치는 형사와 사악한 살인범, 직감에 의존하는 무식한 형사와 간교한 살인범의 대결이 영화의 큰 줄기다.
스타뎀은 올해 6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킬러 엘리트''세이프''메카닉''프리티, 베이비, 머신'에 애니메이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목소리 연기까지 했다. 영화 편수로 보면 2011년은 그의 최고 전성기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줄을 이으면서 '블리츠'에 이르러서는 주먹의 강도가 훨씬 약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타뎀도 주먹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한다. 영화 내내 추격만 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마무리 액션을 한 차례 보여준다.
그래서 그가 주연한 다른 영화들과 달리 액션의 긴장감은 느슨한 편. 거기다 마약 하는 동료에 동성애 상관까지 불필요한 요소들이 너무 많이 끼어들어 타격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스타뎀의 화끈한 액션과 활화산 같은 분노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
대신 범인으로 나온 에이단 질렌이란 배우가 눈길을 끈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신예 엘리엇 레스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일 개봉. 러닝타임 97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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