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대강 살리기사업 이후를 기대하며

2009년 이맘때쯤 4대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이 개최된 이후 약 2년이 지난 현재 4대강 살리기사업은 98%에 육박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보 구조물과 하도 준설 등 주요 공정이 대부분 완료되었으며,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 생태공원 조성만 남겨둔 상태다. 이제는 마무리 단계인 4대강 살리기사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려봐야 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던 4대강 살리기사업의 효과는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기도 전인 금년 홍수기에 성공적으로 검증되었다. 이상기후라고 할 정도로 많은 양의 강우를 기록한 올해는 예년 홍수기보다 2.6배나 많은 비가 내렸지만, 피해액은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매미, 2006년 에위니아 때에 비해 10분의 1 이하로 감소하였다. 또한 화원유원지 등 상습침수구역은 폭우에도 전혀 침수되지 않아 지역민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장마철에 집중되는 호우로 인해 홍수피해가 빈발하였고, 정부차원에서 매년 피해 복구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소요해왔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사업은 기존의 단순한 피해복구 차원에서 벗어나 준설 등을 통한 물그릇 키우기로 재난을 예방하는 선제적이며, 적극적인 치수사업으로서 이번 홍수기를 통해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고 할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8월 세계 물 주간을 맞아 발표한 녹색경제보고서에 우리의 4대강 살리기사업이 강 복원을 통한 녹색성장 사례로 전세계에 소개되었다. 이로 인해 4대강 살리기사업의 효과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기회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태국에서 발생한 엄청난 홍수의 재발 방지책으로도 우리의 4대강 사업이 논의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 10월 22일 4대강 수계별 4개 보의 개방행사 이후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강정고령보를 찾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4대강 살리기사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와 열기가 생각보다 훨씬 높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사업완료 이후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4대강 살리기사업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아직은 생태공원 조성이 진행 중이어서 편의시설과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한 상태지만, 공사가 완료되면 쉼터가 마련되어 지역민들이 더 편하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은행나무 숲, 버들 숲, 생태습지, 산책로 등은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이 되어 그동안 산과 바다에 밀려 아무도 찾지 않던 강으로 지역민들의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강변 문화 관광 인프라 조성사업' '경상북도의 낙동강 연안 Grand Master Plan' 등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단체들이 앞다투어 4대강 살리기사업 이후를 구상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사업과 연계하여 최대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이 개발계획들은 농업생명관, 미세조류 바이오 클러스터, 물 문화공원, 역사체험장 복원 등 친환경 공법을 통한 산업'문화'관광단지 사업이다. 기존의 이'치수 위주의 하천관리에서 더 나아가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선진국형 수변공간 이용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한 개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되어 저탄소 녹색 뉴딜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4대강 살리기사업의 완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물그릇 확보를 통한 강 살리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수변공간을 활용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도모하는 신(新)성장동력사업이다. 난개발 방지, 오염물질 유입의 원천차단과 생태복원을 통한 생태계 다양성 유지로 건강한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국가 백년대계이다. 체계적'친환경적 개발을 통해 외면받고, 죽어 있던 강에서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탈바꿈할 우리 강의 새 시대를 기대한다.

유강기/K-water 경북관리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