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훈풍 부나..고용·소비 호조

입력 2011-12-03 19:11:01

美 경제 훈풍 부나..고용·소비 호조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제기됐던 미국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일자리 증가 폭이 확대되고 실업률이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매출, 자동차 판매 등이 대폭 늘어나 소비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 역시 개선되고 있어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의 배경에는 구직 포기자들의 증가가 숨어있어 일자리 회복세가 계속될지 의문이다. 소비는 장래의 소비를 업체들이 큰 폭의 할인행사를 하는 쇼핑시즌에 앞당겨 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고용 감짝 개선..실업률 32개월래 최저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는 가장 고무적인 지표는 고용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 수가 12만명 증가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측치 12만2천명에는 미달하지만, 전월의 10만명(수정치)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의 취업자 수 증가세는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민간부문이 고용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11월 정부부문 취업자 수는 2만명 줄었지만, 민간부문은 14만명 증가했다.

고용을 주도해야 할 민간기업들이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업률을 보면 고용시장의 회복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8.6%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피어폰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점전적이지만 개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어 기업들이 고용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 쇼핑시즌 매출 '대박'..車 판매 2년래 최대

미국 최대의 쇼핑시즌이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매출은 대폭 늘어났다.

전미소매연맹(NRF)은 빅리서치를 인용해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블랙프라이데이 등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의 쇼핑 금액이 524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6% 정도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다.

마케팅 조사 기관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첫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의 소매업체 매출은 12억5천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2%가량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자동차 판매량은 1천360만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4% 급증해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가 늘어나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지난달 승용차 판매는 1년 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는 10%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 증가와 관련, 휘발유 가격의 안정세 영향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자신감 회복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소비자 심리 개선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6으로 전월의 40.9(수정치)보다 대폭 상승해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기대지수는 전월의 50.0에서 67.8로 올라가 경기 상황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늘어났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4.1을 기록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64.5보다 낮았지만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 전반에 대한 상황이 아직 좋지 않지만,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고용·소비 낙관 일러

고용과 소비가 일시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추세적 흐름을 이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11월 미국의 실업률 하락은 구직 포기자들이 늘면서 노동시장 참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노동시장 참가율은 64.2%에서 64.0%로 하락했다.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나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 실업률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일자리의 질도 개선되지 않았다.

평균 근로시간은 34.4시간으로 전월과 같았고 평균 시간당 임금은 23.18달러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매업종 등의 임시직 일자리가 늘어나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소비 역시 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하는 쇼핑시즌에 미리 소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어 소비 호조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장래의 소비를 미리 앞당긴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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