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단속 첫날…서울 공원 담배연기 사라졌다
'이 공원은 금연구역입니다. 흡연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됩니다'
서울 주요공원 20곳에서 흡연 단속이 시작된 1일 여의도공원 등에는 금연을 당부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이날 여의도공원에서는 관리사무소 직원 13명과 공익근무요원 20명이 교대로 조를 짜 단속에 나섰지만, 오전 9시부터 6시간여 동안 흡연으로 적발된 시민은 1명도 없었다.
점심시간 여의도공원 맞은편 커피 전문점 테라스에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셨으나 공원 내부는 한산해 대조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박순성(58)씨는 "과태료 제도 도입 효과가 확실히 있다"며 "예전 같으면 산책하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았는데 직장인들로 넘치는 점심시간에도 전혀 흡연자가 없다. 첫날이어서 더욱 조심하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인 듯하다"고 전했다.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3차례 단속이 진행됐지만 오후 1시께까지 담배에 불을 붙이는 시민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곳에는 기존에 흡연구역 3곳이 설치돼 있었지만 최근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모두 철거됐다.
인근 병원과 인접해 있는 공원 동문 부근에서는 환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곤 했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광경도 사라졌다고 공원 관계자는 전했다.
단속에 나선 공원 직원들은 "지난 3개월에 걸친 계도 활동으로 담배를 피우는 시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도심에 자리한 남산공원에서도 흡연자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남산공원에서 만난 비흡연자 정모(56)씨는 "전 세계적으로 금연운동이 확산되는 추세 아니냐. 흡연구역도 설치하지 않은 것이 더 잘된 일"이라며 "한 사람이 피우면 다른 사람이 피우고 싶어지는 게 담배라더라. 아예 냄새 나지 않게 해야 한다"며 금연구역 지정을 환영했다.
남산공원 단속 요원은 "한국인들은 담배를 피면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계도 기간에 주로 걸리는 사람은 외국인"이라며 "어르신들이나 외국인들도 담배를 피우다 금연구역이라는 말을 하면 별 말 없이 담배를 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애연가들은 서울시의 단속 방침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남산도서관 주차장에서는 담배를 피우다 단속팀에게 적발된 한 시민이 불만스런 표정으로 "서울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냐"라고 묻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보라매공원에서 만난 임모(55)씨는 "물론 금연하면 좋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공원이 광활한 만큼 일부 지역에 작게나마 흡연구역을 만드는 게 낫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에 이어 이날부터 시내 주요공원 20곳에서도 흡연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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