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서로의 영역을 공격하는 인간과 산짐승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한 해 전보다 약 10억원이 늘어난 131억여원. 최근에는 인명피해까지 잦아지면서 전국 각 도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말까지 순환 수렵장을 운영, 유해 조수 포획활동을 하고 있다.
29일 오후 11시 20분 방영하는 EBS '하나뿐인 지구-유해조수의 역습'편 제작팀은 강원도 유해 조수 구제단의 포획 활동에 동행했다.
해발 800m 이상의 고랭지에서만 재배되는 곤드레는 정선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취할 정도로 맛이 좋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멧돼지는 밤이 되면 곤드레 뿌리를 찾아 밭으로 내려와 순식간에 밭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멧돼지는 곤드레뿐만 아니라 콩, 팥, 옥수수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먹는 곡식을 하나하나 탐내기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콩을 먹지 않던 멧돼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게다가 한 번에 10kg 이상을 먹는 대식가라 1년 농사를 하루아침에 해치운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은 농사를 해치는 짐승들을 유해 조수로 규정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야생동물이 산에서 내려오는 첫 번째 이유는 먹이다. 도토리 등 멧돼지의 주식인 열매를 더 이상 산에서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서식 공간이다. 계속되는 등산로 조성과 무분별한 간벌로 야생동물들은 서식지를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라니는 유해조수로 규정돼 해마다 수 천 마리씩 목숨을 잃는다. 고라니는 한국고유종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귀한 동물이다. 동물이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배려까지도 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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