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심사재개 '날선 공방전'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 파행의 책임을 놓고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라는 정치적 사안을 빌미로 예산심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한미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 없이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조속히 예결위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여야는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헌법이 명시한 시한인 내달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민생에서 여야가 따로 없고 예산안 심사가 정치적 현안과 결부돼 지연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바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예산심사 재개를 시도했으나 민주당이 참석지 않아 논란 끝에 하루 이틀 정도 민주당의 참여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감액·증액하는 계수조정소위는 지난 22일 한미FTA 비준안 본회의 표결로 중단된 이후 일주일째 심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한나라당이 한미FTA 날치기 처리를 사과하고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해야 예산안 심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4년 연속 날치기 처리하려는 것인 지 한미FTA 날치기 비준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예산안 파행 책임을 민주당에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예산안 심사가 한미FTA 날치기 처리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한나라당이 신뢰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한나라당 소위 위원들과 정론관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6층(계수조정소위 회의장)에서 기다리겠다"(장윤석 의원), "예산은 정치와는 다르다"(이종혁 의원)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예산심사 참여를 촉구하자 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FTA 사과부터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일각에선 예산심사와 한미FTA 투쟁을 병행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MBN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예산 문제는 한 푼이라도 삭감해 국민 부담을 덜어주고 좋은 예산을 쓰게 하면 된다"며 "낮에는 국회에서 밤에는 광화문에서 투쟁하는 '주국야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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