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대구 SW산업 한곳에 모아 '시너지'

입력 2011-11-28 10:43:41

대구수성의료지구에 소프트웨어(SW) 융합 클러스터가 조성될 계획이다. 지역 SW 업체들은 본사 사옥을 건립하는 등 집적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수성의료지구에 소프트웨어(SW) 융합 클러스터가 조성될 계획이다. 지역 SW 업체들은 본사 사옥을 건립하는 등 집적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도별 대구 SW 산업 현황
연도별 대구 SW 산업 현황

2002년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데이타뱅크시스템즈는 10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12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 중이다. 홍병진 대표는 "소프트웨어(SW) 업체가 매출 100억원을 올린다는 것은 일반 제조업으로 치면 1천억원에 버금가는 가치를 가진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은 집적화를 하면 더욱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의 미래 성장 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성장세를 이어온 대구 소프트웨어 산업이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역 업계는 SW 융합 클러스터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품화단지, 대구의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 소프트웨어 산업 급성장

2001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설립되면서 수많은 SW 업체들이 DIP가 지원하는 ICT Park에 둥지를 틀었고 10년간 서서히 규모를 키워왔다.

1995년 설립된 '이야기'는 2000년 4억원이던 매출이 10년 사이 20배 가까이 늘어나 지난해 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0년 설립된 디지엔터테인먼트도 체감형 콘텐츠의 꾸준한 개발로 2008년 이탈리아 업체 '505게임즈'로부터 게임 타이틀 개발을 위한 투자를 유치했고 아시아'태평양(APAC) 권역에서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비즈 스파크 원'(Biz Spark One) 공식 정회원사로 승인되는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업체의 성장만큼 SW 산업의 규모도 커졌다. DIP에 따르면 2000년 192개로 시작한 SW 업체들은 2008년 249개로 늘어났다. 매출액은 681억원에서 3천426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그래프 참조)

업체와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 SW 업체들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장소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지역의 우수 업체들이 시장성과 마케팅 등의 이유로 서울과 수도권 등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우수 인재들을 그러모을 수 있는 최적의 지식기반 산업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

올해 설립된 '대경 ICT 산업협회'는 지난 9월 대구시를 찾아 소프트웨어 집적화단지 조성을 건의했고 마침 대구시가 수성의료지구에 SW 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결정하자 지역 업체들도 시와 함께 'SW 집적화'에 동참하기로 했다.

대경ICT산업협회 금훈섭 회장은 "SW 융합 클러스터는 지역에 새로운 미래 산업군을 만드는 것과 같다"며 "서울과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지역의 자랑이 될 수 있는 명품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명품 단지 조성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이 결정된 수성의료지구를 업체들은 '대구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SW 업계는 수성의료지구가 하천과 숲, 연못 등 자연환경이 깨끗해 지식기반 업체가 머물기에 최적지라는 입장이다. 또 수성 IC와 대공원역이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며 대구스타디움과 대구미술관, 야구장 건설 예정지 등 여가 및 문화시설의 집적 등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ICT 협회 관계자는 "SW 업계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은 특히 일을 하는 데 있어 다양한 편의시설과 교통 및 접근성 등 주변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성의료지구에 SW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문화와 여가, 산업이 혼합된 '대구의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대구시의 융합 클러스터 부지 1차 수요조사에서는 지역 SW 분야 30여 개사가 5만6천100㎡(1만7천여 평)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100억원 이상인 SW 업체들은 수성의료지구에 땅을 분양받아 본사 사옥을 건립할 예정이다. '위니텍'의 추교관 대표는 "3천300㎡(1천 평)의 부지를 분양 받아 본사 건물을 짓고 직원들을 위한 여가 및 휴식공간과 녹지 등을 만들어 편안하면서 창의적인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경 ICT 산업협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일부 SW 업체들은 지구 내에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면 이곳으로 입주할 계획이다"며 "DIP도 장기적으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고 SW 융합기술센터 등 지원기관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의 명품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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