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通] CF스타 CEO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입력 2011-11-26 07:02:11

"중국 대박·노벨의학상 꿈, 참∼좋은데…표현할 방법이 없네"

김영식 회장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김영식 회장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중국 대박 만들고 노벨의학상' 도전한다는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저서인
자신의 저서인 '10미터만 더 뛰어봐!'의 중국어판을 들고 설명하고 있는 김영식 회장.

'참 좋고, 딱인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할 수도 없고….'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은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TV 광고에서 히트 작품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으며, 회사 매출액도 날로 신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1천억원대에서 내년엔 중국시장에 진출해 5천억원대까지 올린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국시장에서 직접 광고와 영업을 하기 위해 매일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회장실에는 중국어 개인교사(장춘에서 온 중국동포 여성)가 항시 붙어 있다. 수시로 중국어로 말하고 듣기 위해서다.

이제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중국 라디오를 통해 직접 중국어로 말할 정도로 발전 속도도 빠르다. 자신의 저서인 '10미터만 더 뛰어봐!'의 중국어판 저자 사인회를 열어, 중국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 CCTV에서도 '참 좋은데…'와 같은 멋진 광고 영상이 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뚝심 대장'이라는 별명답게 호기로웠던 젊은 시절의 작은 실패, IMF 외환위기 때 겪었던 중년 시절의 뼈아픈 실패 등을 딛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강소 중소기업의 대표주자가 됐다. 건강식품 분야에서는 홍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정관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강연, 외부 활동 등으로 바쁜 그를 보름 전에 예약해 이달 24일 경남 양산시 매곡동에 있는 천호식품 본사 생산본부에서 만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공장 입구 안내판에 '매일신문 특집부 권성훈 기자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말이 붙어 있었다. 회장실 입구에도 같은 내용의 환영 문구가 있었다. 상대의 기분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최상의 기분에서 인터뷰에 돌입했다.

◆상상력의 달인, '멀리 보고 꿈꾸라'

생산본부에 있는 회장실은 바깥 전망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았다. 양쪽 모두 산으로 둘러싸인데다 늦가을 정취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공기도 좋고, 조용했다.

"멀리 봐야 좋은 게 나옵니다. 상상을 습관화하세요. 전 자기 전에 중국시장에서 천호식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상상을 합니다. 중국에서 대박 나고, 노벨의학상을 받는 꿈도 꿉니다. 직원들 모두 부자 만들고, 대한민국도 부자 만들고, 중국까지 부자가 되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엉뚱할 정도로 그의 상상력은 기발했다. 그는 10년 전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취임할 즈음에, 대한민국 식품회사 대표라며 정력에 좋은 산수유와 통마늘을 선물로 보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로라 부시 여사가 달라진 남편이 좋았던지(?) 부시 대통령 내외의 사인이 들어 있는 감사편지를 답장으로 보내왔다. 회장실에 원본이 보관돼 있었다.

이뿐 아니다. 그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의 최고 권력자들인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그리고 차기 권력자들인 우방궈, 시진핑, 리커창 등에게도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라며 산수유와 통마늘을 보내기도 했다. 때론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전해 듣는다. 김 회장에게는 미래의 VVIP 고객인 셈이다.

'중국시장 진출이 너무 늦지 않느냐'고 딴죽을 걸었더니, "늦다고 생각할 때 더 빨리 덤벼들어야 합니다. 이미 이달에 상하이 식품박람회에 참가했으며, 14억 인구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시동은 걸었습니다. KFC를 창업한 켄터키 할아버지는 63세에 시작해 전 세계 체인점을 퍼뜨렸습니다. 전 이제 60세이니 너무 빠른 거죠."

그는 상상력 외에 직관력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참 좋은데….' '딱이다' 등도 세련된 맛보다는 우스꽝스러울 정도의 촌스러운 코멘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제품 이름도 마찬가지였다. '힘센돌이' '입맛 도는 진한 매실' '강화사자발쑥' '황제천하' 등이 대표적이다.

◆'뚝심 대장'의 칠전팔기 정신

김 회장은 '뚝심 대장'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뚝심 있는 사나이다. 한 번 한다고 하면 밑바닥까지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998년 사업실패 때는 정말 서울에 있는 9층 사무실에서 자살하려고 난간에 매달리기까지 했으나 세무서 공무원의 세금 독촉 전화를 받고, 오기가 생겨 아내가 준 생일선물인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거머쥔 130만원으로 다시 재기에 나섰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9층에서 뛰어내리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 아내인 줄 알고 마지막 전화를 하려 했는데 세무서 직원이었고, 그 직원은 '혹시 죽더라도 유서에 세무서 직원 독촉전화 받고 죽는다'는 말은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순간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맨바닥에서 다시 일어섰습니다. 우뚝!"

가장 먼저 지인들에게 강화사자발쑥을 55박스 주문 받은 뒤, 힘을 냈다. 용기백배, 못할 일이 없었다. 하루하루 성과를 일기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부터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매출이 1천100만원→3천300만원→9천800만원→2억2천500만원→9억원 등 순식간에 늘어났다. 13년 지난 현재는 1천억원대다. 내년에 수천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대박 광고인 '참 좋은데…'도 그냥 나온 행운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달팽이 엑기스와 통마늘 진액 때 유명 탤런트들과 함께 조연으로 등장한 바 있다. 그래서 세 번째 등장 때는 주연으로 국민들 사이에 대박 난 코멘트를 날린 장본인이 된 것이다. 이 광고는 '허위과대광고' 논란으로 대법원까지 가게 됐지만 무죄로 확정됐다. 이 바람에 그는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유명인이 된 뒤, 부담감도 적잖다. 골프장에 가서 비거리가 적게 나면, "산수유, 참 좋은데…, 와 이렇노?"라고 놀림을 당하고, 목욕탕에서 그를 알아본 이들이 특정부위(?)만 뚫어져라 쳐다볼 때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애국자이기도 하다. 천호식품 사원들은 첫째 출산 때 100만원, 둘째 출산 때 200만원, 셋째 출산 때는 1천220만원(500만원 선불+24개월간 30만원씩)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강의료와 인지세(30만 부 판매)를 이용해 지난해 셋째 아이를 낳은 250가족에게 200만원씩, 총 5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개천절에는 태극기 1천만 개 달기 운동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참! 저와 영어 이니셜(KYS)까지 똑같은 제 아내 김윤순은 대구 사람입니다. 산격동이라고 들었어요. 펜팔을 통해 만났죠. 저보다 더 넓은 가슴과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 좋은데…."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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