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문창고 3학년 교실 진풍경
"다 큰 남학생들이 웬 뜨개질이냐고요?"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건데 보람도 있고 할 만합니다."
최근 문경의 사립 남자학교인 문창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오전 시간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바늘을 쥐고 색색의 털실로 모자를 뜨는 등 '뜨개질 삼매경'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마치 가정수업이나 뜨개질 강습소를 연상시키는 이색풍경이지만 이들 학생들은 아프리카 신생아를 살리기 위한 '모자 뜨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아프리카 등지의 큰 일교차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신생아들을 위해 털모자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문창고는 수능 이후 자칫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남학생들이지만 뜨개질 캠페인을 선택했다.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고 한편으로는 글로벌시대를 맞아 지구 반대편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교육이 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처음에는 서툴러 겸연쩍어하던 학생, 뜨개질이 익숙지 않아 며칠 동안 뜬 모자를 풀어 다시 처음부터 뜨는 학생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어머니까지 외부강사로 초빙, 코 뜨기 등 뜨개질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가며 정성이 담긴 털모자를 완성시키고 있다.
문창고는 이달 말 완성품을 모아 극빈국 신생아에게 털모자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는 비정부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에 기탁할 예정이다.
홍덕송(18)군은 "서툰 솜씨지만 내가 만든 털모자가 지구 반대편 신생아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신종찬 3학년 부장교사는 "이번 뜨개질 수업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더 큰 사랑을 하는 성숙한 대학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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