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김현성, 홍명보號 살렸다

입력 2011-11-24 10:25:18

대구FC의 김현성이 침몰하던 '홍명보 호'를 좌초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현성은 24일 오전 1시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A조 2차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후반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1대1 무승부를 이끌었다.

올림픽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김현성의 동점골로 귀중한 '승점 1'을 챙기면서 1승1무(승점 4)를 기록, 오만(1승1패'승점 3)과 카타르(2무'승점 2),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승점 1)를 제치고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 등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카타르 골문을 좀체 열지 못했다. 문전까지 잘 올라가 좋은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고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하는 등 극심한 골 가뭄에 허덕였다. 오히려 전반 중반 이후 서서히 조직력 살아난 카타르에 고전하다 전반 43분 역습에 이은 페널티킥을 허용, 선제골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한국엔 '고공 폭격기' 김현성이 있었다. 올해 대구FC의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선 김현성은 이날 원톱으로 출전, 후반 23분 윤석영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대 정면에서 뛰어올라 카타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김현성은 전반 15분에도 윤일록의 헤딩을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넘어지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 발끝에 걸리며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김현성은 올 시즌 중반 대구FC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포스터 플레이'를 시도한 이영진 전 대구FC 감독의 부름을 받은 뒤 '붙박이 공격수'로 자리를 잡으며 7득점 2도움을 기록하고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이날 올림픽 대표팀 첫 선발 출전에서 골 맛을 보며 홍명보 호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김현성은 "(윤)석영이의 크로스가 워낙 좋아 머리에 갖다 대는 순간 들어가겠다는 느낌이 왔다"며 "경기 초반에 골 기회를 살렸다면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다행히 만회골을 넣고 승점 1점을 땄다"고 말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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