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탄 맞는 경북…2026년 생산감소액 4천억 넘을 듯

입력 2011-11-23 09:53:08

지역 농축산업 피해…쇠고기 참외 사과 돼지고기 최대 생산지 타격 불가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1월 발효되면 경북 농축산업은 값싼 미국산 농축산물의 공략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FTA가 발효된 뒤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 가운데 경북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농축산물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와 고추 마늘 양파는 15년 뒤, 냉동 고등어 민어 넙치류는 12년 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10년 뒤, 오렌지주스 포도즙 아몬드 건포도 등은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한미 FTA가 발효된 15년차에 경북지역 농축산물 생산감소액은 4천4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쇠고기의 생산감소액이 1천186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참외 611억원, 사과 577억원, 돼지고기 527억원, 포도 515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경북도는 한우와 사과, 포도, 참외 등 FTA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품목의 전국 최대 생산지이다.

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어획하는 수산물의 경우 관세 철폐(12~15년 뒤) 품목인 민어 명태 고등어 넙치 등에 거의 해당하지 않고, 넙치 대체 품목으로 강도다리가 대규모 양식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어업보호책만 제대로 이뤄지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업소득이 농가소득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경북도는 FTA에 따른 농가피해 체감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축산업 인구 및 고령농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농업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전국 농어업생산액은 발효 5년차에 7천26억원, 10년차에 1조280억원, 15년차에는 1조2천758억원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 8월 농어업 분야 FTA 대책예산으로 22조1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경북도는 최근 ▷FTA 직'간접 피해품목에 대한 소외 없는 지원 ▷농어업용 유류 영구 면세화 ▷농축산 정책자금 금리 인하 및 상환기간 연장 ▷피해보전직불제 지원단가 현실화 및 폐업지원 기간 연장 ▷농작물재해보험 확대 시행 ▷송아지 생산 안정기준가격 현실화 등 지원대책 31건을 정부에 건의했다.

경북도는 이에 앞서 '경북 농어업 FTA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경북농민사관학교를 통해 농어업 CEO를 양성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조무제 쌀산업'FTA대책과장은 "정부가 지난 8월 한미 FTA 농어업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지역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포괄적인 대책"이라면서 "경북은 한우, 사과, 포도, 참외 등 축산'과수의 최고 생산지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규식 경북수산발전협의체 위원장은 "값싼 미국산 수산물의 파상적인 공략이 국내 수산업 시장에 타격을 입히겠지만, 동해안 지역의 경우 해당 어종이 거의 없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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