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3정당론' 고개 든다

입력 2011-11-22 10:12:48

법륜 스님 "이대론 나라 망해" 윤여준 전 장관 "새 시대 준비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한 '제3정당'의 출현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심축은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1일 자신의 책 '대통령의 자격' 출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정치로는 새 시대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제3의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 마지노선은 내년 2월 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에는 김영삼, 김대중이라는 두 거물이 있어 제3자가 들어설 공간이 없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당이 열려 있어 과거보다는 (대안세력의 성공이) 쉽다"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제3정치세력에 대한 국민 열망이 폭발적인 수준"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다 기회를 줬지만 심판받았다. 약간의 개량적 변화를 갖고 또 나라를 맡겨달라 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원장이 1년 동안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못할 것도 없다.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선 "기존 정치세력의 대표적 인물"이라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대권이) 쉽지 않겠지만 적절한 시점이 오면 무언가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차기 대통령 자격으로는 정직성(언행일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대통령직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헌법 존중, 정책적 식견과 조직 관리 능력, 북한 관리 능력 등을 제시했다.

안 원장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던 법륜 스님도 이날 경기도 오산시청에서 열린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에서 '제3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법륜 스님은 "지금처럼 보수와 진보, 여야가 패를 나누고 싸우고 지역 이기주의로 흐르면 나라가 망한다"며 "이럴 거면 새로운 정당이라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수의 정치인에게만 맡겨놔선 안 된다"며 "국민이 각성해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희망세상 만들기'는 법륜 스님이 지난 9월 초에 시작한 40, 50대 연령층 대상의 강연회로, 12월 초까지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그는 "진보가 (다음 대선에) 집권하더라도 51대 49로 겨우 이겨선 안 된다"며 "중도까지 껴안아서 안정적인 집권을 해야 국가를 개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자신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은 승려라며 주례를 선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들과 함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주목받고 있다.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다 안 원장 주변 인사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중도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래 정치지도자가 될 젊은 정치 지망생들과 폭넓게 만나고 있다"며 "정치혁명에 가까운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22일 밝힌 대선 다자구도 지지율 여론조사(14~18일, 전국 3천750명) 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은 30.9%를 얻어 박 전 대표(26.0%)를 4.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9.4%), 손학규 민주당 대표(3.2%), 김문수 경기도지사(3.0%),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3.0%), 한명숙 전 국무총리(3.0%),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0%) 순으로 나타났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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