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까지 한창 추어'전어'대하, 가을 3대 보양식
가을은 맛의 계절이다. 향긋한 송이로 시작한 가을은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제철 먹거리는 잘 지은 보약 한 첩에 버금간다'는 말이 있다. 가을철 음식이 몸에 좋지 않은 것이 있겠느냐만, 그중에도 추어(미꾸라지), 전어, 대하(왕새우)는 가을 3대 맛과 보양식으로 꼽힌다. '음식이 곧 보약'이다.
구이'회'무침회…요즘 품귀현상까지
◆전어
언제부터인가 가을이 되면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가을엔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며 너도나도 전어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전어는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들이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임금님이 드시던 고기'라고 잘못 알고 있다.
예전에는 버려질 정도로 무시를 당했던 전어가 요즘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귀해졌다. 전어는 이름만큼이나 영양이 풍부해 역시 가을에 먹는 전어의 맛은 일품이다. 가을에 잡은 전어는 영양이 매우 풍부하다. 가을 전어를 즐기는 최고의 맛은 숯불이나 연탄불 위에 구워먹는 '전어구이'다. 뼈째 썰어낸 전어회도 씹는 맛과 고소함이 별미다. 새콤한 무침회도 여성들에게 인기다.
능이'송이'표고…순위 비교도 재미
◆버섯
가을의 제철 음식 중 바다 대표가 전어라면, 육지의 대표는 버섯이다. 가을이 되면 꼭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쉽게 입에 오르내리는 가을 음식의 백미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버섯을 '신의 식품'이라고 일컬었다. 그만큼 영양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경북지역에는 봉화, 영덕, 울진, 영양, 청송, 안동, 의성, 문경 등이 주산지다. 그 중 송이는 '송이 맛을 보고 가을을 논하라'고 할 만큼 가을의 대표 미인이다. 능이버섯도 가을의 대표 식품이다.
품질은 물론 영양가도 최고다. '1 능이, 2 표고, 3 송이' 혹은, '1 능이 2 송이 3 표고'라 할 정도로 예부터 내려오는, 맛으로 평가한 버섯의 순위다. 능이버섯은 송이와 표고가 2, 3위를 다툴 때도 언제나 맛과 향에서 1등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청도'현풍…지역마다 특색있는 맛
◆추어
추어(鰍魚)탕은 이름 자체에 가을을 품고 있다. 추어탕의 재료인 미꾸라지는 칼슘과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각종 무기질뿐만 아니라 비타민 A, B, D 등이 풍부해 그 자체로 고단위 영양제나 다름없다. 또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위장질환자나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도 좋다.
반면에 지방은 적어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이런 성분 때문에 추어탕은 병 후 회복기나 수술 전후 기력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양식이다. 대구경북에도 '청도추어탕' '현풍추어탕'등 지역마다 특색 있는 맛을 선보이고 있다.
허리 굽은 새우가 노인허리 펴줘…
◆대하(왕새우)
'허리 굽은 새우가 노인의 굽은 허리를 곧게 펴준다'는 옛말이 있다. 대하의 효능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전국 최대의 자연산 대하 집산지는 태안의 안면도와 보령의 무창포, 전국 대하의 60% 이상을 유통한다는 홍성의 남당항이 유명하다. 남당항에 가면 대하 소금구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대하는 검은 새우'고려새우'차새우 등 세 종류가 있다. 서해안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대하는 고려새우다. 몸에 붉은빛이 도는 회색으로 큰 것은 25㎝나 되는 것도 있다. 가을 대하는 뭐니 뭐니 해도 소금구이로 먹는 것이 최고다. 살아 있는 싱싱한 대하를 소금 깔고 구우면 불그스레하게 익어가는 빛깔과 고소한 냄새가 최고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전어와 쌍벽을 이루는 가을의 진미다. 보령 무창포는 가을 대표 음식 전어와 대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하탕도 별미다. 꽃게탕과 조리법은 별반 차이가 없다. 꽃게 대신 대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야들야들 탱탱 씹는 맛 국물도 시원
◆꽃게
매년 7, 8월은 꽃게잡이 금어기다. 금어기 동안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는 10월부터 제철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이 탱탱하게 오른 야들야들한 꽃게 살의 맛은 가을이 최고다. 꽃게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많이 분포해 있다. 요즘은 서해안 꽃게 맛이 최고다. 꽃게 껍질에 함유된 키틴은 체내의 지방 축척을 막아준다. 꽃게의 맛을 가장 잘 느끼기 위해서는 꽃게찜이 좋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은 시원한 국물맛이 좋은 꽃게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는 꽃게 축제를 열고 있다.
농식품부 11월의 수산물 꼽을 정도
◆꼬막
꼬막(안다미조개)의 계절이 돌아왔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남도의 밥상에는 어김없이 꼬막이 오른다. 꼬막은 가을이 무르익어 바람이 서늘해지는 지금부터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삼치와 꼬막을 선정했다. 우리나라 꼬막의 93%는 전남, 그중에서도 보성군 벌교가 주 생산지다. 벌교읍 대포리와 장안리의 갯벌에서 자란 참꼬막이 가장 맛있다. 10월 들어 조금씩 출하가 시작됐고, 이달부터 제대로 된 꼬막 맛을 즐길 수 있다. 벌교읍사무소 앞 고려회관(061-858-2959)이 이 꼬막 요리의 명가로 소문나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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