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후통첩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입력 2011-11-17 10:39:22

민주당 MB제안 거부에 협상파들도 발끈…한미FTA 정국, 파국 치달을 가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발효 3개월 후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재협의' 카드를 거부하면서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여권 주변에서는 24일 본회의에서 비준안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하지만 민주당에서는 몸싸움을 불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내주 대격돌을 향해서 달려가는 정치권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차분한 가운데 최후통첩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일전을 앞둔 결기마저 느껴졌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리더의 정치적 결정은 여론조사에서 나오지 않고 용기에서 나온다"며 "FTA 비준이 결정됐으면 결심이 필요하다. 원내대표단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유승민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오늘 의총에서 중지를 모으는 대로 하나가 되어 가야 한다"며 "지도부의 전략이 결정되면 그동안 다른 목소리를 내던 의원들도 하나의 행동으로 맞춰달라"고 요청했다. 홍문표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에는 정상파와 비정상파가 있다"며 "농민들에 대한 염려는 간데 없고 오로지 기득권 싸움이다. 이는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상의 끈을 마지막까지 놓치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표적인 협상파인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민주당 의총은 한마디로 혼돈 그 자체였다"면서도 "다만 그 안에 작은 불씨가 있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야당을 통해 주로 제기됐던 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수렴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하고, 국민적 동의와 명분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전날 5시간 40분에 걸쳐 의총을 진행했던 민주당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들이 몸싸움을 싫어해도 어쩔 수 없다'는 강경론이 지배적이다. 손학규 당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전날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는 제외돼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이 대통령의 구두 약속은 당론 변경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협상 의지 없이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자동차 분야를 첫 타깃으로 삼았다가 국내 업계가 "문제없다"고 하자 다시 '10+2 재재협상안'을 내세우고 이후 ISD 문제를 들고 나온 게 협상을 깰 구실만 찾는 격이란 비난이다.

이상헌'유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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