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아리랑, 문경 아리랑, 문경새재 소리 아리랑. 경북지역 대표 아리랑인 문경새재 아리랑은 이처럼 3가지 이름으로 두루 불리지만 그 본질은 하나다. 우리 지역 아리랑이 분명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심기나 풀베기와 같은 노동의 현장에서 불리는 향토민요 아리랑과 전문소리꾼에 의해 창작된 통속민요 아리랑으로 존재하며, 지역적 구심과 통속적 원심을 살려 문경의 지역아리랑으로 전승되고 있다.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기현 교수 등이 문경새재 아리랑에 대한 재조명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한근(58) 문경문화원장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현 원장은 "문경새재 아리랑은 20세기 이후 다른 개체요와 여러 아리랑 사설에 영향을 주었으며, 강원도 지역 아리랑과 맥이 닿고 있는 오래된 노래로 노동요로서 기능을 지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교수의 논문 '문경새재 소리 아리랑의 아리랑사적 위상'에 따르면 역사적인 고증자료도 문경새재 아리랑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1896년 H.B 헐버트는 '조선유기'에서 "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오 아라릉 얼싸 배 띄어라/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 다 나간다"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리랑에 대해 기록했다. 진도아리랑의 첫 사설도 '문경아 새재야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고 부르고 있어 문경새재 아리랑이 원조격으로 타 지역 아리랑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문학자 이병기 역시 '국문학개론'에서 문경 아리랑에 대해 그 사설을 소개한 바 있다.
현 원장은 "문경새재 아리랑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중요성뿐 아니라 문화'사회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문경새재를 넘나들면서 남겨놓은 인간세상의 많은 이야기와 애환 등을 통해 당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문경시의 의욕적인 노력으로 문경새재 아리랑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작업도 진행되어 전승사설 채록이 이뤄졌다"며 "원곡은 보존하면서 흥이 나는 곡조로 다소 편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문경새재 아리랑이 있다는 사실을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경새재는 정든 님도 넘어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무서운 고개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는 아리랑 눈물고개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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