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FTA 협의처리 '물꼬' 틀까

입력 2011-11-15 10:33:18

국회 방문 협조 요청…민주 "국민우려 전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빈손으로 온다면 만나지 않겠다"고 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입장을 바꿔 "생산적인 FTA가 되도록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문전박대'했을 경우 '민주당이 FTA를 깼다'며 제기될 역풍을 차단해야 한다는 당내외 분위기를 받아들인 것으로 읽힌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의 한미 FTA는 이익의 균형이 무너져 양극화를 초래하고 독소조항도 있다"면서도 "이 대통령을 만나서 국민의 우려를 제대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압박하고 일방적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걱정도 있다"며 "나쁜 FTA를 바로잡고 좋은 FTA로 가는 마지막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형 국회 부의장도 "이 대통령이 여론을 환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데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며 "(이번 방문이) 한미 FTA가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 남는 장사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여야 지도부 회동 이후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법률안 처리를 위해 이례적으로 국회를 방문한 만큼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빈손 방문은 사절한다"고 경고한 만큼 일정 부문 조율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측도 야당 대표에게 설득할 대목이 따로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날 같은 시각에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산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처리해야 할 법률안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중이던 지난 2004년 1월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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