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공간 널찍, 핸들 조작은 손가락으로 할 정도
"기능과 디자인으로 골프와 경쟁하는 차종입니다. 가격은 1천만원 이상 쌉니다."
마르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줄자를 들고 내부 곳곳을 둘러보던 그 차, "이런 차를 우리는 왜 못 만드냐"며 격노했다는 그 차. '신형 i30'를 9일 만났다.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싶어 손을 들었는데 다른 사람일 때의 당황스러움처럼 신형 i30는 액센트와 많이 닮았다. 그러나 액센트를 닮은 전면부를 차치하면 외관은 해치백다운 특색을 보인다. 신형 i30는 곡선을 이용해 볼륨감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것 같았다. 센스가 돋보이는 장치는 '히든 후방 카메라'. 현대차 엠블럼 뒤에 숨어 있다 후진 기어가 들어가면 살포시 카메라 렌즈가 눈을 뜬다. 물론 운전자는 이런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없다.
시동을 걸고 내부를 살폈다. 활용 공간이 넉넉했다. 왜 그런가 싶었더니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의 활약 때문이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차량은 부동자세가 된다. 공회전 상태에서도 정숙성은 나쁘지 않았다. 신형 i30는 운전석 동승석 사이드 커튼 등 6에어백에 무릎 에어백까지 포함한 7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것도 장점이다.
본격적인 시승 전 시내 골목을 돌면서 만난 과속방지턱을 넘으며 잠시 놀랐다.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난삼아 속도를 내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서스펜션은 고급 수입차만큼 훌륭했다.
신천대로를 거쳐 칠곡IC로 접어들었다. 저속 상태에서 속도를 올리면 다소 무리가 있는 듯했다. 급가속 탓이라 하기엔 엔진음이 높았다. 그러나 60㎞/h 이상이 되자 이내 정숙성을 되찾았다. 질주본능과 어울리지는 않아 보였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광고하고 있는 '플렉스 스티어'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플렉스 스티어'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스포츠, 노멀, 컴포트 모드로 바꿔가면서 운전할 수 있게 한 시스템. 모드에 따라 응답성이 빨라지고 스티어링 휠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기능이었다. 컴포트 모드는 여성 운전자도 손가락으로 쉽게 핸들을 조작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웠다. 다만 이런 탁월한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이 핸들 왼쪽 하단에 숨어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더니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140㎞/h를 쉽게 넘었다. 다만 풍절음이 컸다. 요즘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없다는 게 한 번 더 아쉬운 부분이었다.
가산IC로 빠져나와 5번 국도로 진입한 뒤부터 노멀 모드로 달렸다. 연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안정감에서는 수입차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신형 i30 가솔린 모델의 공인 연비는 16.3㎞/ℓ(자동변속기). 시내 도로 주행에서는 12.7㎞/ℓ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는 14㎞/ℓ, 국도에서는 16.9㎞/ℓ까지 나왔다. 국도를 제외하고 급가속, 급출발 등을 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신형 i30의 판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이 ▷유니크 1천845만원 ▷블루세이버 1천965만원 ▷익스트림 2천5만원이며, 디젤 모델은 ▷유니크 2천45만원 ▷익스트림 2천205만원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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