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미디어' 시대…北 온라인 선동도 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개인미디어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상에 사이트를 개설하고 체제선전 글을 올리던 데서 최근에는 날로 진화하는 SNS와 적극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한에서 해외서버를 통하면 북한매체의 콘텐츠를 SNS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고, 해외동포나 외국인이 SNS에 올리는 북한발 콘텐츠는 리트윗이나 퍼나르기를 차단할 방법이 없어 관계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SNS의 개인 네트워크 적극 활용 =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체제 선전에 관심을 두고 '우리민족끼리' '우리민족강당' 등의 사이트를 개설해 북한체제를 찬양하고 남한사회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왔다.
우리 정부가 2004년 친북사이트에 접속 차단조치를 취해 남한 주민의 직접 접속이 어려워졌지만 북한은 인터넷 공간을 지속적으로 선전·선동의 장으로 여기고 활용해 왔다.
2010년에는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가 종전의 영어, 스페인어 외에 '조선말'(국어) 기사서비스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노동신문도 개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홈페이지 개설 위주였던 북한의 온라인 선전 방식이 최근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한 개인미디어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시대 조류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 선전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작년 8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주요 SNS에 계정을 만들어 기사를 올리거나 관련 사진 및 동영상의 주소를 링크해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촘촘히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온라인 SNS를 통한 기사공유 서비스를 개시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외국의 SNS뿐 아니라 NHN의 미투데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요즘 등 남한의 토종 SNS에도 독자가 기사를 바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개인미디어 시대를 맞아 누리꾼이 사이트에 북한발(發) 기사를 올리면 리트윗, 글 퍼나르기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SNS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북한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이전 방식보다 위협적…차단 쉽지않아 = 북한이 만든 사이트는 국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접속 차단으로 남한의 누리꾼이 접속하기는 쉽지 않다.
프록시(Proxy) 서버로 우회하면 접속할 수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각종 바이러스 감염 등의 우려가 있어 개인들이 이 같은 불편과 번거로움을 감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NS를 활용한 북한의 온라인 공습은 예전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들어 선전·선동 글이나 영상을 올리는 것은 사이트 접속 차단과 같은 방식의 규제가 가능하지만 우리민족끼리의 기사공유 시스템은 차단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전의 선전 방식보다 훨씬 위협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내 누리꾼이 아닌 해외의 누리꾼은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접속이 자유로운 만큼 이들이 해당 사이트의 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 국내의 많은 사람이 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트위터 상에서 팔로어가 되거나 페이스북에서 친구관계를 맺으면 상대가 올린 콘텐츠를 그냥 볼 수 있어 해외동포 등이 SNS에 올린 글이 여과 없이 전달될 수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SNS를 통한 선전은 불특정 다수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단이나 단속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민의 성숙한 대북인식을 믿고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