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으로 아랫배 더부룩…스트레스 줄이고 운동해야
올해 고3인 박모 양은 하루에 수십 번씩 방귀를 뀐다. 얼마 전 학교에서 시험치다가 갑자기 설사가 나 학교에서 '폭풍설사녀'라는 별명까지 생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서서히 증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20초 만에 한 번씩 방귀가 나오는 느낌이다. 스트레스 탓인가 싶어 스스로 편안하다는 생각도 해보고, 밥도 안 먹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진료하다 보면, 학창시절부터 종잡을 수 없이 닥쳐오는 복통과 설사로 고생한 사람, 외출할 때마다 갑자기 배가 아파 늘 휴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람, 평소 멀쩡하다가 등교 때마다 배가 아프다는 학생, 밥 먹다가도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뛰어간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고, 치료를 하면 조금 나아졌다가 다시 증상이 생긴다.
이런 증상을 대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진단한다.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전체 인구의 7~15% 정도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케 하는 증상을 갖고 있다. 젊은이나 중년 성인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2배 이상 많다. 특히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꼼꼼하고 소심한 사람들이 잘 걸린다.
대표적 증상은 만성적으로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과 함께, 배에서 소리가 많이 나거나 더부룩하면서 가스가 많이 차고 배 속이 꽉 찬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급하게 대변을 보거나 잦은방귀를 통해 가스를 배출하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일단 환자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휴식과 운동도 필요하다. 음식은 규칙적으로 섭취하되 특히 섬유질이 많은 음식들이 도움이 된다. 충분한 섬유질은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대변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 알코올,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 등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변비나 설사가 있다고 임의로 지사제나 변비약을 먹어서는 안 된다.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도 있고,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는 변비에 풀어주는 사하약(瀉下藥)과 설사에 멎게 하는 수삽약(收澁藥)도 있다. 하지만 심신을 편안케 도와주는 안신약(安神藥)이 있어서 이런 약들을 현대인에 맞게 효과적으로 배합 처방하면서,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침뜸 치료를 병행하면 신경증 성향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더욱 우수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한무규 백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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