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생학습에 길을 묻다] ⑧변하지 않으면 세계최고 망한다-문닫은 러닝숍

입력 2011-11-12 07:12:53

기관·단체 '따로국밥'…광역단위 컨트롤타워 절실

파트너십에 의한 평생교육시스템으로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던 영국 노르위치 학습상점도 재정위기 앞에 무릎 꿇고 말았다. 사진은 노르위치 러닝샵의 주요한 파트너였던 노르위치시티 칼리지 어드바이스 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
파트너십에 의한 평생교육시스템으로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던 영국 노르위치 학습상점도 재정위기 앞에 무릎 꿇고 말았다. 사진은 노르위치 러닝샵의 주요한 파트너였던 노르위치시티 칼리지 어드바이스 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
시멘트광산을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워터 쇼핑센터로 변모시킨 랜드리스사는 이 쇼핑센터 내 러닝샵이 운영되도록 지원해주고, 블루워터 러닝샵을 거쳐간 사람들에게는 승진기회를 주거나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시멘트광산을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워터 쇼핑센터로 변모시킨 랜드리스사는 이 쇼핑센터 내 러닝샵이 운영되도록 지원해주고, 블루워터 러닝샵을 거쳐간 사람들에게는 승진기회를 주거나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블루워터 러닝샵에서 상담받는 사람들. 1년에 3천 명 이상 평생학습에 임한다.
블루워터 러닝샵에서 상담받는 사람들. 1년에 3천 명 이상 평생학습에 임한다.

"대구, 평생학습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것은 어떻게 하면 대구 사회를 좀 더 개방적이고 열린 지역으로 만들어갈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비교적 자기중심성이 강하고 잘 변하지 않는 대구 사회는 어떤 의미에서는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한 박자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는다.

◇광역단위 평생교육 컨트롤타워는 언제?

대구시에는 아직 광역단위 평생학습 컨트롤타워가 없다. 각 기관 간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고 조정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함에도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청대로,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은 대학대로, 기초지자체는 기초지자체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각자 평생학습을 하고 있다. 대구시민들도 각 기관 단체별 평생학습정보만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평생학습정보를 취득할 곳이 없다. 대구광역시 단위 평생학습을 계획하고, 집행하고, 각 평생교육기관 간 업무를 조율하거나 협조할 광역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광역단위 평생학습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관계 기관의 협조를 구하고,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수강생들에게 정보를 주고, 평생학습을 실천하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것이 바로 러닝샵(Learning Shop)이다. 러닝샵의 시초는 영국 노르위치 학습상점이다.

◇영국 노르위치 학습상점 세계가 벤치마킹

영국 이스트 잉글리아 지역 노퍽주 주도인 노르위치에 위치한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이스트 잉글리아대학, 노르위치 시립대, 노퍽주 퇴직'감원 자문 네트워크 등이 파트너십으로 뭉쳐서 가시화되었다. 노르위치 학습상점 프로젝트는 노르위치 시의회, 불(Bull) 정보시스템, 교육 및 고용과, 이스트잉글리아대학, 노르위치시립대 등의 기부금을 통해서 운영되었다. 개원 후 11년 동안 22만 명 이상이 학습에 대한 자문과 정보를 노르위치 학습상점에서 얻어갔다.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영국 전역으로, 세계 각 도시로 퍼져 나갔다. 영국 콜체스터를 비롯, 크로머, 비르밍험, 그레이트 야마우스, 사우드엔드, 수포크에 러닝샵이 개설되었으며 심지어는 인천시 연수구에도 학습상점이 생겨났다.

◇세계최고도 재정위기 앞에 폐쇄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연령이나 과거 성취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독창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무상제공했다. 처음부터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노퍽주 인근 성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학습에 관한 원스톱 자문 및 정보를 제공하는 상점으로 고안되었다. 가장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150개 이상 교육제공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소비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왔다. 고객 상당수는 학습상점에서의 상담과 평생학습을 통해 노동시장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최근 노르위치 학습상점은 영국의 재정위기와 함께 문을 닫았다. 대학에서 내는 기부금 등에 의존해왔으나 영국의 재정위기가 세계 최고의 학습상점인 노르위치 러닝샵의 폐쇄로 나타났다. 콜체스터 러닝샵도 폐쇄됐다. 여기서 우리는 평생학습 컨트롤타워를 구성할 때 간과하면 안 될 교훈을 얻는다. 기부가 일상화된 영국사회조차 도네이션에 의존한 프로젝트 기반 평생학습시스템 운영은 언제든지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확보한 영국 노스웨스트 켄트 사이드의 블루워터 러닝샵은 평생학습의 신화를 계속 쓰고 있다.

최미화 뉴미디어국장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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