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얼어 붙었다고? 그래도 팔릴 차는 팔린다

입력 2011-11-09 07:23:15

"그래도 팔리는 놈은 팔린다."

하반기 들어 내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자동차 시장에도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효자 모델들의 활약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은 분명 존재했다. 수입차의 점유율이 나날이 높아가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장은 신형 그랜저와 신형 모닝이었다. 수입차 중에선 폭스바겐의 신형 제타가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만성? 만성대기!

대형차가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릴 줄 누가 알았으랴. 잘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현대자동차 관계자들도 깜짝 놀랄 성적이었다. 그랜저는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큰 차'가 아니라 '새 차를 받기까지 대기 기간이 긴 차'였다. 그만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실제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2주 만에 1만7천 대를 계약하는 등 열풍을 몰고 왔다. 이후에도 인기는 식지 않았다. 상반기 동안 매달 1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아직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느냐?"는 푸념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달 내수 위축 속에서도 8천611대가 팔려 전달 대비 22.2%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달까지 그랜저는 9만1천951대가 팔려 대형차로는 드물게 연간 10만 대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자동차에서는 조그만 차가 일을 냈다. 신형 모닝의 판매량은 지난달까지 9만4천298대. 역시나 대기기간이 긴 차로 회자됐다. 무엇보다 고유가 시대에 경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아무리 새 차라고 해도 3개월만 타고 나면 150만원 정도 내린 가격에 거래되는데 모닝의 경우 새차 가격이 1천1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3년 정도 지난 차량 가격과 신차 가격 차가 300만원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효자 하나만 잘 둬도, 낭중지추

수입차 업계는 물량으로 승부했다. 이미 자국에서 출시된 차량을 하나씩 들여오기 때문. 그러나 수많은 모델 중에서도 '두드러진' 녀석은 있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으로 5천960대가 팔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체 판매량은 1만5천892대. 메르세데스-벤츠 매장에서 차가 팔렸다 하면 10명 중 4명꼴로 골랐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E300을 넘어선 차들이 있다. BMW의 520d와 528가 쌍끌이 판매 대박의 주인공이다. 이 두 모델의 판매량만 1만1천 대를 넘었다. BMW 528은 5천674대가, 520d는 5천409대가 팔렸다. 웬만한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BMW는 총 판매량에서도 2만 대를 넘어 여타 수입차 브랜드를 압도했다.

폭스바겐은 신형 제타가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폭스바겐 신형 제타는 지난 5월 2일 국내 출시 후 첫 달에 총 645대나 팔렸고, 신형 제타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폭스바겐은 지난 5월 2005년 1월 국내 법인 설립 이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지난달까지 '제타 1.6 TDI 블루모션'은 559대, '제타 2.0 TDI'는 943대 팔렸다.

이외에도 전체 판매량이 적지만 캐딜락은 CTS 3.0을, 재규어는 XF 3.0D를 효자로 둬 체면치레를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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