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유럽 미군 감축해 아시아 유지·강화"

입력 2011-11-07 19:28:16

美 국방 "유럽 미군 감축해 아시아 유지·강화"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재정적자 감소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국방예산 삭감과 관련, 유럽내 주둔 미군 수를 감축하는 대신 아시아 주둔 미군은 유지하거나 증강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네타 국방장관은 지난 4일 NYT와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동안 미화 4천500억 달러(약 503조원)을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병력 감축과 신무기 구입 축소뿐 아니라 한때 국방예산의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간주하던 의료 및 전역 혜택도 삭감해야 할 처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NYT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은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어느 정도 철군하는 대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의 군사부문 개선을 돕는 방식으로 보완할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유 자금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선순위인 아시아 주둔 미군을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올해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지만, 페르시아만 주둔을 지탱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패네타 장관은 이어 "국방 예산을 줄이면 기지를 폐쇄하거나 비행단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을 지속적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미군이 이들을 저지하고 격퇴하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국이 했던 것처럼, 북한이나 이란에서 장기간 피비린내나는 전쟁과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대규모 지상군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현 추세라면 2015년부터 시작해 미 육군은 57만명에서 52만명으로, 미 해병대는 20만2천명에서 18만6천600명으로 병력 수가 각각 줄어든다. 패네타 장관은 감축 규모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 전략가들이 핵병기를 추가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어느 정도의 핵탄두가 억제력으로 적정 규모인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 신형 전투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향후 20년 넘게 2천400여대를 구입할 경우 근 4천억 달러가 소요돼 구입 규모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패네타 장관은 일련의 국방예산 투자 및 감축 지침을 개괄적으로 제시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미국의 전쟁방식을 재정의했던 분야의 지출은 유지하거나 증액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격 및 방어, '드론'으로 알려진 무인 비행기, 특수작전 부대 운용이 그것이다. 지난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특수부대는 미국이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는 분쟁에 대처하기 위해 외국군을 훈련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패네타 국방장관은 이밖에 자원병들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로 군의 건강보험 프로그램에 대한 납부액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3일을 시한으로 1조2천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의회 내 슈퍼위원회(supercommittee)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국방부는 자동적으로 향후 10년동안 5천억 달러를 추가 삭감해야 할 처지다. 국방부의 올해 지출 규모는 약 7천억 달러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