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제통합 "이번엔 제대로"

입력 2011-11-07 10:08:31

8일 기관·단체장 회의 경제권 분리 갈등 봉합

우리 사회가 탈출구 없는 절망의 늪에 빠졌다. 20대에서 60대까지 경제활동이 가능한 근로층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저임금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근로 빈곤'의 늪에 허우적대고 있다. 일자리를 갖고 있더라도 실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산층이 신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경제활력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건물 청소부로 일하는 박모(56'여) 씨의 한 달 월급은 100만원이 채 안 된다. 최근 암 수술을 한 남편은 일을 하지 못하고, 대학에 다니는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달 30만원을 보태고 있다. 최저 생계비(4인 가구 기준 149만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으로 등골이 빠져라 일을 해도 남편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벅차다. 박 씨는 "치솟는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로 막고 있지만 저축할 여유가 없어 대출금을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역시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박모(56'여'동구 신암동) 씨는 퇴직과 동시에 살던 집 평수부터 줄였다. 결혼하는 아들의 전세 자금에 보태기 위해 108㎡(30평형) 아파트를 팔고, 지은 지 30년이 지난 52㎡(16평형) 소형 아파트로 이사한 것. 한 달에 50만원으로 생활한다는 박 씨는 "경주에서 철공소를 하는 아들이 보내주던 용돈 30만원도 끊어졌다. 아들이 생활비를 못 주는 게 미안했던지 아예 연락도 안 한다"며 "돈보다도 가족 간 왕래가 끊어지고 서먹해지는 게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4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장모(28'여) 씨는 "독서실 총무를 하며 받는 30만원으로 고시원비와 식비, 각종 자격증 시험 응시료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취업도 막막한데 학자금 대출 상환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일자리가 적고 임금 수준이 낮다 보니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더욱이 대구의 경우 전국 최저 수준의 임금에 소득 증가율도 가장 낮아 빈곤층을 양산하는 구조가 장기화할 우려가 높다.

대구고용노동청이 조사한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올 상반기에 새로 일자리를 얻은 근로자의 비율은 2.6%(1만4천400명)로 7개 광역시 중 인천(2.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울산이 5.0%로 가장 높았고, 서울 3.9%, 부산'광주 3.1%, 대전 2.7% 등의 순이었다.

대구 근로자들의 월급봉투도 가장 얄팍했다. 대구 지역 상용근로자 월 급여액은 216만5천원으로 전국 평균 248만7천원보다 32만원이나 낮았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15위 수준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우리 사회가 낮은 임금률과 적은 근로시간, 반복적인 실직으로 근로 빈곤층이 양산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제조업 기반이 약해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경북대 이정우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대구는 자영업의 비중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경기 변화에 취약하고 공적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복지, 교육, 의료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잠재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황희진'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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