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대회 10년.."운영방식 개선해야"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세계한상대회가 지난 4일 폐막했다.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은 지난 2002년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한민족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세계한상대회를 창설한 뒤 매년 10억∼12억원의 국민 세금을 투입해 대회를 열어왔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이번 제10회 대회에는 세계 40개국에 거주하는 1천여명의 한상과 국내 기업인 2천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전시회, 상담회, 세미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등이 진행됐다.
재외동포재단은 이번 한상대회 10주년을 맞아 차세대 한상의 육성과 한상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차세대 한상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비즈니스리더포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1개국 111명이 참여함으로써 한상대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상대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에 올해 처음으로 '영비즈니스리더네트워크(YBLN)' 대표를 운영위원으로 선임, 차세대 한상 육성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또 부산상공회의소와 중남미한상연합회, 그리고 뉴질랜드상공인연합회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등 국내 경제단체와 한상 단체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뤄졌다.
이와 함께 한상들은 대회를 마감하면서 ▲글로벌 한상네트워크의 확대와 활성화 ▲모국상품의 판매 증진을 위한 홍보 전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한·미FTA의 비준 촉구 ▲차세대 한상의 발굴과 육성 ▲모국 유망 청년의 해외 인턴 및 취업활동 지원 등을 결의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그러나 운영 측면에서 과거 문제점을 그대로 노정시킴으로써 개선책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제품 구매는 물론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채 전시성 행사로 흐르고 있다는 불만이 한상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한상들은 기업전시회 출품 제품이 식품, 생활용품, 패션제품 위주로 돼 있어 실제 구매할 제품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실제 이번 부산대회 제품전시회에는 한상들의 관심 대상인 기계류, 전자제품 부스는 10개도 채 되지 않고 생활용품 88개, 이·미용품 37개, 식품 62개, 건강식품 30개, 섬유패션 45개, 기타 서비스 28개 등 잡화 부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천용수 호주 코스타그룹 회장은 "한상들은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이건 마치 풍물시장처럼 잡화만 잔뜩 진열돼 있었다"면서 "해가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니 매년 30~40명씩 참가하던 호주에서는 올해에는 서너명밖에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상들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각종 세미나도 실무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학술적인 내용 위주로 구성돼 상당수 세미나장의 경우 참석자 수가 20∼30명에 그치며 외면받기도 했다.
한상대회 창설의 주역이며 1회 대회장을 맡았던 정진철 미국 로열아이맥스 회장은 "10년동안 빠지지 않고 참가했는데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바뀐 게 없고, 한 발짝도 진전을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창우 일본 마루한그룹 회장도 "개막식만 끝나면 절반 이상의 한상이 개인 일정이나 비즈니스를 위해 자리를 떠나고, 이후 프로그램은 절름발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대회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승기 미국 C&SAMT 고문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부족한 재외동포재단에서 대회를 치르다 보니 틀에 갇힌 전시성 행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제는 민간단체에 대회 개최를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경근 동포재단 이사장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도 한상대회와 한상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참가해 동포기업인과 국내 중소기업인 모두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장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앞으로 외부 전문기관을 동원해 이 대회를 어떻게 운영할 지 깊이있게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