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증 국립수목원 호랑이 '백두' 폐사..21살 장수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주석이 기증한 백두산호랑이 '백두(21살)'가 4일 오전 6시45분께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서 폐사했다.
수컷인 백두는 사람 나이로 치면 80세가 넘는다. 지난 2월부터 식욕이 부진하고 꼬리를 늘어뜨린 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극도의 노화 현상을 보였다고 국립수목원 측은 밝혔다.
호랑이는 통상 16~17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목원 측은 백두가 노쇠해 폐사한 것으로 보고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부검을 의뢰했다.
백두는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장쩌민 전 주석이 암컷 '천지'와 함께 기증했다.
호랑이 한쌍을 중국에서 옮겨올 때 비행기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느라 첨단장비가 동원되고 육상운송 때도 무진동차를 이용하는 등 'VIP호송'을 방불케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립수목원 측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2세 생산에는 실패했다. 천지 역시 2010년 5월(당시 19살)에 노화로 폐사했다.
현재 국립수목원에는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주석이 방한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백두산호랑이 수컷 '두만(10살)' 한마리만 사육되고 있다.
두만과 함께 온 암컷 압록은 한국에 온 이듬해인 2006년 3월(당시 5살) 세균성 신염으로 돌연사했다.
국립수목원은 백두를 먼저 폐사한 압록과 천지처럼 박제 표본으로 만들어 산림생물표본관에 전시할 방침이다.
국립수목원의 한 관계자는 "호랑이의 평균 생존기간을 감안하면 백두는 국내 최장수 호랑이로 기록될 것"이라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2세를 생산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백두산호랑이는 멸종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500여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서울대공원 등에 30여마리가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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