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부터 27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남북통일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헌정회 회원들의 대련, 단동, 고구려 유적지 역사탐방이 있었다. 대련항이 가까워오자 바닷물이 온통 기름과 쓰레기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지난 7월 16일 중국 대련항 송유관 폭발사고로 엄청난 유류가 바다로 확산 중에 있었다. 산업화되어가는 중국의 발전상을 느낄 수 있었으나 공해문제를 등한시하는 중국인의 의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대련은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길이라 이대로 간다면 인천 앞바다도 오염될 날이 머지않으리라 느껴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련을 뒤로하고 버스로 얼마 달리지 않아 여순에 도착했다. 여순은 인구 60만 명으로 러일 전쟁 당시 잿더미가 되었다가 복원된 도시로 비교적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였다. 여순은 일제 강점기 안중근 의사와 신채호 의사를 비롯해 700여 명의 한일열사가 투옥되어 옥고를 치르거나 순국한 여순감옥과 여순 고등법원이 있는 곳이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당할 때까지 홀로 갇혀 있었던 방과 생을 마감한 사형장 그리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돌아보며 안 의사가 남겨주신 동양 평화의 숭고한 뜻이 세월이 갈수록 빛을 발하며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이 나아갈 길을 비추고 있음을 깨달았다. 여순감옥은 한국과 중국의 독립투사들이 일제에 맞서 싸우다 희생된 곳이다. 러시아가 먼저 지은 것을 일본이 확장한 것으로 일제 강점기간 중 한국, 중국, 러시아인 2만여 명을 수감하였고 고문으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특히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이었던 단재 신채호 선생과 독립 운동가 겸 교육자였던 이회영 선생도 이곳에서 일경의 모진 고문 끝에 숨을 거두었다. 이토 히로부미의 15가지 죄악을 당당히 밝히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안 의사는 일제에 의해 비밀리에 여순감옥 부근에 묻혔으나 한국 정부는 아직 그 시신을 찾지 못해 광복 후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던 안 의사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여순감옥에는 안 의사가 수감된 감방과 교수형을 당한 현장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었다. 감옥 안에는 한국광복회의 후원으로 조성된 기념관이 있었다. 수많은 순국 지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피를 뿌린 이곳에서 우리는 그 넋을 감싸 안으며 한반도통일과 동북아 평화 공동체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재판과정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동양 평화론을 역설했던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고 묻는 일제에 대해서 "나는 일본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을 이유가 없다. 나는 한국의 의군 참모 중장으로 독립전쟁을 하는 중이고, 그 일환으로 이토를 포살했다. 따라서 나는 형사범이 아니라 전쟁 포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토가 저지른 15가지 죄악을 하나하나 밝혔다.
안중근 의사는 수감 중 미완의 동양 평화론에서 한, 일, 중 삼국에서 현재 EU에서 취하고 있는 것과 같은 동양 공동화폐 발행, 동양 평화유지군 창설, 여순 지역 중립지대화로 공동번영과 공동평화를 주장했다.
순국 직전 동포들에게 남긴 유언에서 "내가 한국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 2천만 형제 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에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라고 말하고 3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지금 중국은 동북공정이다 뭐다 하여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고 조선어를 자기 언어라 주장하는가 하면 수천년 이어온 우리의 아리랑을 UN에 등재하여 자기의 문화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선조 대대로 지켜온 땅, 우리 역사, 우리 글, 우리 문화를 소리 없이 잠식해 들어오는 중국을 우리는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서훈/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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