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프랑스 파리서 詩 낭송회
"가슴 열었다. 허파가 나왔다. 뜨끈뜨끈한 염통이 나와버렸다. 숨은 천 년 전의 미래, 꼭꼭 숨은 천 년 후의 과거…(고은 작 '너에게 시가 왔느냐'의 첫부분)"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의 주요 작품을 우리말과 불어로 낭독하는 '시의 밤' 행사가 28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주불한국문화원(원장 이종수)에서 열렸다.
프랑스인과 교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고은 시인은 '너에게 시가 왔느냐' 외에 '머슴 대길이', '만인보' 등 20여편을 직접 낭독하며 자신의 시를 소개했다.
고은 시인은 행사가 진행된 2시간여 동안 작품의 내용에 따라 목소리로 강약을 조절하고 때로는 몸짓까지 해가며 시를 낭독,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으며 육성으로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고은 시인의 낭송이 끝날 때마다 그의 많은 시를 불어로 번역한 알랭 제느티오 낭시대학 불문학과 교수가 같은 시의 불어본을 읽어 내려갔다.
자신의 네번째 불어판 번역시집 '속삭임(Chuchotements, 블랭출판사)'이 출간된 것을 기념해 프랑스를 방문한 고은 시인은 지난 9일동안 파리7대학과 액상프로방스, 아비뇽 등에서도 강연과 시낭송 행사를 갖고 프랑스 독자들과 만났다.
그는 시의 번역과 관련, "사람들은 해석과 창조를 구분하지만 해석이 바로 창조행위이기도 하다"면서 "해석이 곧 번역이고 시인이 세상의 진실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해석하는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시가 다른 나라 말로 번역되면 또다른 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누구라도 아프면 시인이 되고 또 슬프거나 기뻐도 시인이 된다"면서 "모든 사람이 자기의 삶을 통해 시인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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