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홍수 주말 고비..방콕 도심 사수 총력전
태국 정부는 28일 바닷물 만조 때인 주말이 홍수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상류 지역에서 유입되는 강물을 최대한 빨리 배출하기 위해 일부 도로를 파헤쳐 수로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주요 시설 보호를 위해 군병력 5만명도 투입할 방침이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강물 흐름을 막고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방콕 북쪽의 5개 도로 일부를 파헤쳐 수로로 전환, 강물 배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유관 기관들에 지시했다.
잉락 총리는 "시범적으로 한 개 도로를 파헤쳐 결과를 지켜본 뒤 도로의 수로 전환을 검토할 수도 있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정파와 상관없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쑤꿈뽄 쑤와나탓 교통부 장관은 "도로를 파헤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일부의 희생이 없으면 대규모의 강물을 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콕 시 당국도 강물이 바다로 신속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방콕-촌부리 도로와 방나-뜨랏 도로의 일부를 파헤쳐 수로로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군은 방콕내의 주요 시설들을 보호하고 구호·구조 작업을 벌이기 위해 5만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차량과 보트를 각각 1천여대씩 배치했다.
군병력은 전기·수도 시설, 공항 등 기간 시설과 방콕의 상징인 왕궁,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장기 입원중인 씨리랏 병원 등을 보호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상류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는 강물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만조 때와 대규모 강물 유입 시기가 겹치는 최악의 사태를 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북부 지역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는 강물로 방콕 북부와 동·서부, 짜오프라야강 주변의 침수 지역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저택도 침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콕의 상징인 왕궁도 외부 담벼락에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찼다가 빠지는 등 침수 위기에 처해 있다.왕궁 입구쪽으로 수 ㎝의 물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왕궁 관광은 아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방콕 전역이 물에 잠기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홍수 피해에서 벗어나 있는 촌부리주(州) 등 9개주에 1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보호센터를 설치했다. 홍수 상황을 총괄하고 있는 홍수구호지휘센터(FROC)도 침수된 돈므앙 공항에서 촌부리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방콕 북단의 돈므앙 공항은 활주로 침수로 폐쇄됐으나 방콕 동남부의 싸뭇 쁘라깐주에 있는 쑤완나품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29일 오후 6시께 짜오프라야강 수위가 2.65m를 기록하며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짜오프라야강 강변을 따라 86㎞에 걸쳐 2.5m 높이의 홍수 방지벽이 설치돼 있으나 강 수위가 올라가면 대규모 범람이 불가피하다.
침수 지역 확대로 설사와 피부병 등 수인성 질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침수 지역 주민들은 질병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손을 자주 씻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등 위생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콕 전역이 이번 주말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방콕 외부로 빠져나갈 것을 권고하면서 태국 현지인과 외국인들이 남부의 파타야 등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방콕 주민들은 임시 휴일로 지정된 지난 27일을 전후해 파타야와 라용, 후아힌 등으로 속속 피신했다. 대부분의 한국 주재원과 가족들이 피신한 파타야는 각 호텔이 몰려든 피난객들로 방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지난 7월25일부터 중·북부 지역에서 계속된 대규모 홍수로 373명이 숨졌다. 태국 중앙은행은 홍수 피해 규모가 18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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