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창의적 교육

입력 2011-10-28 11:04:53

요즈음 대구 동부공고에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항상 대학에서만 전공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다가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니, 요즈음 학생들의 문화와 관심사에 호기심이 생겨 수업이 재미있다. 어느덧 3주가 지나서 학생들과 친해져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정규 미술수업이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고 2, 3학년이 되면 이마저도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교실에서 한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예술 교과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1학년까지만 운영하고 있어 교과 과목의 불균형이 심하다.

지금의 프로젝트는 이러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대구의 명소를 견학하고 거기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공동작품을 만들어 결과물을 문화회관에 설치해 전시를 할 계획인데, 이 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한 미술 수업이 아닌 문화회관과 공립고교의 창의적 수업 모델로 대구문화재단의 사업승인을 받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과 학생들의 공동 프로젝트 사업이다.

1980년대 프랑스는 문화예술교육 강화 정책을 진행하였다. 이 정책은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술 실기 활동과 더불어 처음으로 '문화 수업'이 도입되었다. 이를 위해 교육자뿐만 아니라 현장의 많은 미술가들이 학교 내의 공교육에 참여하게 되고 학생들은 학교 밖, 문화예술기관으로 확장된 미술 교육을 자연스레 받게 되는 '미술교육의 현장화'가 마련된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학생들이 모여 실제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려보거나 토론하는 미술 수업 장면은 우리에게 무척 생소한 풍경들이다. 이러한 수업들은 향후 일상 속에서의 미술 향수를 지속시키는 미술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래 디자인 산업을 발전시킨 영국의 미술 공교육은, 1950년대 미술 비평가이자 교육자인 '허버트 리드'의 저서 '미술을 통한 교육'을 통해 창의적 교육이 주창되었다. 창의력이 국력이라는 취지하에 자유로운 자기표현과 창의성,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방침과 함께 미술의 사회화, 산업화 정책이 함께 진행되어 온 것이다. 이와 연계된 순수미술의 마케팅도 활성화되어서 미술품 컬렉터 '찰스 사치'에 의해 '데미안 허스트'로 대표되는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세계적 부상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려면 국민 1인당 국민소득(GNI)의 지표가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적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교육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문화 강국인 프랑스의 자크랑 교육부 장관은 문화예술교육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1천여 개의 아틀리에와 2천 개의 예술수업계획, 1천여 개의 합창단을 창설하는 등의 교육과정을 수립하였다.

정세용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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