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코트 팔릴 때 백화점이 30만원 꿀꺽

입력 2011-10-28 10:15:43

"내가 백화점에서 산 물건의 원가는 얼마?"

주부 김모(40) 씨는 얼마 전 백화점에서 구입하면서 찜찜함을 느꼈다.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많게는 30% 이상 된다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이 마지막 남은 상품이란 얘기를 듣고 결국 지갑을 열었지만 왠지 손해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김 씨는 "유통과정에서 원가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궁금하다"며 "원가보다 비싸다면 얼마나, 왜 그렇게 비싸지는지 소비자들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비용과 물건의 원가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물건은 원가대비 적게는 4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의류 브랜드의 경우 보통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25~38%, 인건비·인테리어비 등 매장운영비가 15~20%, 가격세일과 재고관리 비용이 30, 40%가량 든다. 관세, 디자인 비용, 라이선스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면 원가대비 판매가도 함께 올라간다.

원가대비 판매가가 가장 높은 것은 남성의류.

원가의 7배에서 10배 정도가 판매가격이다. 남성 정장의 경우 재고비용의 부담이 큰 것이 판매가가 높아지는 원인이다. 다른 의류가 보통 적게는 2개, 많게는 5개 정도의 사이즈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남성정장은 팔길이로도 규격이 나눠지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이 20여 개 정도로 세분화되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사이즈도 자연스레 많아진다.

가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재고비용이 판매가를 10배 정도로 만든다. 가구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다른 제품들보다 재고비용이 많이 들고, 수입가구의 경우 추가로 관세가 발생하는 것도 판매가를 높이는 원인이다.

넥타이, 와이셔츠 등은 남성의류 중에서도 원가의 10배 이상으로 판매가가 높다. 백화점에서 팔리는 많은 브랜드들이'라이선스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국내업체가 제작한 상품에 일정의 라이선스비를 지불하고 해외유명 상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 브랜드에서는 들지 않는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판매가도 높아진다.

제화도 판매가가 6~8배로 높은 편이다. 제화 브랜드들은 세일이 잦은데다 브랜드별 상품권이 시중에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를 높게 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가대비 판매가가 낮은 것은 영캐주얼 의류 4, 5배 정도다.

반면 여성의류는 업체가 독자 디자인을 개발하는 캐릭터의류와 디자이너의류는 7, 8배 정도의 판매가가 형성돼 있다. 디자인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대량생산하는 영캐주얼 의류와는 달리 디자인 비용만 원가의 2, 3배 정도가 들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도 판매가를 높이는 주요원인"이라며 "브랜드 가치에 따라 업체에 최종적으로 돌아가는 이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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