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전야' 방콕, 도심도 침수 위기

입력 2011-10-26 10:10:08

'홍수 전야' 방콕, 도심도 침수 위기

태국 정치·경제의 중심지인 방콕이 상류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는 대규모의 강물로 도심까지 침수될 위기에 처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25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 "상류지역에서 대규모의 강물이 흘러 내려오고 있어 방콕 외곽의 홍수 방지벽이 견디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방콕 도심도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그동안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 인근과 방콕 외곽의 침수 가능성은 계속 경고해왔으나 도심 침수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쑤쿰판 방콕 주지사는 "차오프라야강의 수위가 25일 위험 수위인 2.35∼2.4m에 달했다"면서 "바닷물 만조 때인 주말에는 차오프라야강 수위가 홍수 방지벽(2.5m)보다 높은 2.6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쑤쿰판 주지사는 86㎞에 달하는 강 주변의 홍수 방지벽을 더이상 높게 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강 주변의 주민들은 홍수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수 전문가인 로욘 박사는 "방콕으로 유입되는 강물은 60억 세제곱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방콕은 1일 4억 세제곱미터의 강물만 바다로 배출할 수 있다"며 "모든 물을 바다로 배출하는데 3∼4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콕 북부와 동부, 서부 지역에서는 이미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방콕 북부의 돈므앙 공항은 활주로가 침수되면서 25일 오후 부터 폐쇄됐다. 돈므앙 공항은 하루 100여편의 비행기가 이용하는 태국 최대의 국내선 공항이다. 국제 공항인 쑤완나품 공항은 아직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방콕내의 저지대 등 침수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주유소와 은행 지점, 편의점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정부는 만조 때인 28∼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시민들이 홍수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27일부터 5일 간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태국은 지난 7월25일부터 중·북부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홍수로 366명이 숨졌고, 피해 규모가 최대 5천억바트(18조3천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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