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소리길'대장경 문화축전을 가다
합천에 고운 길이 열렸다. 세계문화유산(국보 제52호 장경판전)과 세계기록유산(국보 제32호 대장경판)을 모두 보유한 천년 고찰 해인사로 이어지는 '해인사 소리길'이 최근 개통된 것. 해인사 소리길은 물 소리, 바람 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가을 정취를 느끼며 마음으로 걷는 해인사 소리길을 다녀왔다.
◆해인사 소리길
합천군이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개막(9월 23일)에 맞춰 축전 주 행사장과 해인사를 잇는 가야산 홍류동 계곡에 조성한 6.2㎞의 걷기 테마로드다. 해인사 소리길은 크게 두 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 두 가지 색깔을 담고 있다. 정겨운 고향 길 같은 농로에서는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고 합천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홍류동계곡길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축전 주 행사장에서 코스모스와 국화로 곱게 단장된 길로 접어들면 해인사 소리길이 시작되는 농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농로로 접어들면 가야산 비탈에 기대선 다랑논에서 무르익어 가는 가을이 길손을 반갑게 맞는다. 추수를 마치지 못한 들판에서는 누런 벼가 고개를 숙이며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곳곳에 코스모스와 국화가 있어 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축전과 소리길 개장에 맞춰 합천군이 논을 임대해 코스모스와 국화를 심은 것이라고 한다.
농로를 따라 2㎞ 정도 걸어 올라가면 홍류동계곡 초입이다. 이 지점부터 소리길은 홍류동계곡을 따라 해인사로 이어진다. 홍류동계곡은 가을이면 온 계곡에 붉은 단풍물이 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자가 소리길을 찾은 때는 홍류동계곡에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이달 20일. 본격적인 단풍은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자태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청아한 홍류동계곡 물 소리 따라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홍류동계곡길은 국내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아름다운 길이다. 무릉교'칠성대'농산정'취적봉'자필암'분옥폭포'광풍뢰'제월담'낙회담'첩석대'회선암 등 가야산 절경이 계곡길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카메라를 들이대면 모든 것이 작품이 된다. 특히 통일 신라시대 말 최치원이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정자를 짓고 수도를 했다는 '농산정'(籠山亭)은 해인사 소리길을 걷는 사람이면 누구나 발길을 멈추는 곳이다.
해인사 소리길은 2시간을 넘게 걸어야 하는 코스다.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부담이 없다고 하지만 왕복으로 계산하면 4, 5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는 거리다. 하지만 마음으로 걷다 보면 피곤한 줄 모른다. 가야산의 절경과 가을 단풍을 벗삼아 걷다 보면 복잡한 일상은 사라지고 마음의 안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소리길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명상의 길'침묵의 길'맨발로 걷기'칭찬하기'함께하는 길'마음씻기'비움의 자리 등 10여 개의 테마별 체험코스도 걷는 재미를 더해 준다.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고려대장경 중 하나인 초조대장경의 발원 1천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다음달 6일까지 '살아있는 천년의 지혜를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해인사 입구 주 행사장을 비롯해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린다. 주 행사장에서는 대장경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식문명관에서는 기록문화의 발달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세계교류관에서는 세계 유명작가의 판각 및 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주제 전시관인 대장경천년관에서는 대장경 진본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대장경은 '반야경'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국보 32호 '반야바라밀다심경'과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80권 가운데 78'79권의 설법 내용을 요약하여 목판에 그림으로 새긴 국보 206-14호 '대방광불화엄경 변상 주본' 2점이다. 대장경 진본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향후 100년 간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대장경 진본을 보려는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평일에도 주 행사장 주차장은 전세버스와 승용차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관람객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축전장은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대장경을 보려는 인파들로 넘쳐나고 있다.
주 행사장에서는 뮤지컬 등 문화 공연과 대장경 인경'판각체험, 장경판전 모형조립체험, 클레이점토체험, 사찰음식'다도체험 등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또 해인사에서는 34명의 예술가들이 성찰과 고뇌를 담은 작품을 전시하는 '해인아트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입장권 가격은 어른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장한다.
##Tip
축전 입장권은 버리지 말고 당분간 갖고 있는 것이 좋다. 입장권이 있으면 축전이 열리는 기간 동안 해인사'합천영상테마파크'오도산자연휴양림'합천박물관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일부 음식점과 숙박업소에서는 각각 10%와 5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입장권을 제시하면 축전 기간 동안 주 행사장에서 해인사까지 운행되는 셔틀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셔틀버스는 해인사 소리길을 걷는데도 유용하다. 축전을 관람하고 해인사 소리길을 걸어 해인사로 간 뒤 내려올 때 셔틀버스를 타면 한결 편리하다. 셔틀버스는 해인사로 가는 동안 세 곳(도자기전시관'홍류동매표소'길상암)에 정차한다. 6.2㎞ 해인사 소리길을 모두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셔틀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내려 자신의 체력에 맞는 거리 만큼 소리길을 걸으면 된다. 88고속도로를 타고 고령 방면으로 가다 해인사 IC에서 내려 해인사 방면으로 6㎞ 정도 달리면 축전 주 행사장이 나온다.
글'사진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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