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한국시리즈 '티켓전쟁'…예매 시작 동시 조기매진

입력 2011-10-25 10:19:27

인터넷 웃돈거래 글 도배, 표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25일 오전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거나 새벽에 나온 열성 팬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25일 오전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거나 새벽에 나온 열성 팬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프로야구팬들이 25, 2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보기 위해 24일 표 구하기 전쟁을 벌이며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표를 구한 일부 팬들도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24일 저녁부터 야구장 앞에서 텐트를 친 채 야구장을 지켰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삼성라이온즈가 지난해 참패를 당한 SK와이번즈와의 설욕전인데다 양팀 감독이 삼성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여서 야구팬들의 관전 열기가 더 뜨겁다.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구단 서포터스, 선수단, 그룹 관계사 등에 4천여 장이 배분됐고 24일 오전 11시 인터넷으로 예매된 입장권은 6천여 장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예매 시작과 동시에 조기 매진되면서 표를 구하지 못한 야구팬들은 하루 종일 속을 태웠다. 표를 못 구입한 야구팬들은 혹시라도 취소된 표가 있을까 인터넷 예매 사이트를 수시로 들락거렸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표를 사고팔겠다는 글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입장 티켓을 온라인에서 단독 판매하고 있는 G마켓 측은 이날 인터넷으로 판매한 입장권은 판매 개시 20분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접속이 폭주하면서 판매사이트에는 '예매 가능 인원 수를 초과했다'는 글만 떠 팬들의 애를 태웠다. 스마트폰 티켓 예매 어플(티켓링크)과 ARS(1566-5702)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직장인 김소희(31'여'인천시 간석동) 씨도 "고향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를 보려고 휴가를 내고 기차표도 끊었는데 정작 입장권은 못 구했다"며 "하루 종일 인터넷을 검색해서 표를 팔라고 읍소해 겨우 웃돈을 주고 샀다"고 말했다.

이에 G마켓 티켓사업팀 정현우 과장은 "한때 접속자 수가 2만 명을 넘었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몰려 예매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1, 2차전이 열리는 대구 구장이 워낙 작아 경쟁이 더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 네이버 등 주요 인터넷 카페에는 예매가 시작된 오전 11시 10분쯤부터 표를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넘쳐났다.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5만원가량 비싼 가격이었지만 구매자는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 정모(26경산시 정평동) 씨는 "일반석 2장을 8만원에 구입했다. 4만원을 더 준 셈이지만 경기장 앞에서 암표를 사는 것보다 더 쌀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인맥을 동원한 '표 로비'도 적잖았다. 삼성구단 한 관계자는 "친구 및 친척들에게 표를 구해달라는 전화를 수십 통 받았다. 며칠 전부터는 아예 전화기를 꺼둘 정도"라고 말했다.

야구장 앞에는 '텐트족'도 등장했다. 일부 극성 야구팬들은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24일 오후 늦은 시간부터 야구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대기했다. 지난해에 이어 밤을 지새우며 줄을 선 김영철(26'달서구 호산동) 씨는 "삼성 경기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에서 보기 위해 끼니도 대충 때우고 밤을 새웠다"며 웃었다.

24일 오후 8시쯤 야구장에 도착했다는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30) 씨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리즈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고생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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